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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노키오 Feb 17. 2023

(동시) 하굣길에 생긴 일

바람이 불자

은행이 툭 떨어졌어.     


아마 배고픈 파리였나 봐.     


쌩, 날아가 

떨어진 은행 위에 앉더니

멋쩍다, 멋쩍다 

마른 손만 비비는 거야.     


은행나무가

가짜 황금 똥을 염소처럼 싼다는 건

보도블록도 알고

조심조심 운동화도 알고 있었어.     


젠장, 파리 콧구멍만 속은 거지.     


은행나무도 멋쩍었나 봐.

미안, 미안

노란 손바닥을 흔들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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