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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글 Jun 22. 2023

만으로 33살이 된 프리랜서의 결혼 고민 이야기

결혼을 하고 싶지만 하고 싶지 않아요

이야기는 작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작년 여름이 시작될 무렵 퇴사를 하였다. 

오랜 고민 끝에 하고 싶은 걸 해보자는 결론에 이르렀다.

남들처럼 플랜 B를 마련해 놓고 제2의 삶을 마련해 놓고 결정한 건 아니었다.

누구나 그렇듯 퇴사를 꿈꾸지만 다양한 이유로 실행에 옮기기에는 신중해진다.

그 무렵, 한 사건이 큰 트리거가 되어 결정을 조금 앞당겼던 것 같다.

그 이야기는 나중에 조금 더 자세히 나누기로 한다.

1년 정도 하고 싶은 걸 하면서 버틸 수 있는 자금이 있었기에 조금은 용기 있는 선택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결정할 수 있었던 이유에는 결혼이라는 계획이 아직 없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미혼에 결혼할 사람이 없는 33살은 매사에 조금 더 과감해질 수 있다.


1년 안에 하고 싶은 걸로 생계를 책임질 수 있는 금액을 벌어야 한다는 큰 흐름만 잡아놓은 채 큰 욕심은 내려놓은 상태였다. 다행히 퇴사 후 2개월이 지날 무렵부터 조금씩 수입이 생겼고, 적어도 가족에게는 아무런 대책 없이 생활하는 사람은 아닌, 뭔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이미지는 줄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 조금씩 자리 잡아가고 있는 수입들..

생계가 안정이 되어가니 다시 또 다른 고민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결혼... 예전부터 한결같은 생각이었다. "결혼이 싫어!!"라는 것보다 누군가와 같이 산다는 것에 대해 자신이 없다가 더 맞을 것 같다. 어릴 적부터 집이라는 공간이 편하지 않았다. 항상 불편함이 느껴지는 공간이었다. 그렇기에 내 방이라는 공간이 나에게는 유일하게 마음이 편안해지는 공간이었고, 자연스럽게 집이라는 공간에 누군가와 같이 있는 것보다 혼자 있을 때가 외로움이 아닌 안정감으로 자리 잡았다.


10년을 그렇게 지내고 나니 독립한 후에도 그 버릇이 남아 누군가와 한 공간에 있는 게 그리 편하지는 않았다. 여행을 가거나 집이 아닌 다른 공간에 있을 때, 아무리 좋은 상대와 있을 때도 시간이 흐르면 집(나만의 공간)에 가고 싶다는 감정이 동시에 들었다. 그게 요즘에는 내향적인 성격이라는 mbti 덕에 내향적인 성격 중 하나에 포함되는, 즉 혼자 있는 게 편하다는 표현을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조금은 캐주얼하게 표현할 수 있게 되었지만, 그전에는 사람들에게 그런 감정을 티 내지는 못했다.


그랬기에 모든 약속을 일처럼 조금은 참는다는 감정을 가지고 임했다. 그렇게 어느덧 33살이 된 지금, 결혼이라는 제도에 대해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는 나이. 생각이 복잡해졌다. 혼자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이 두려움이 존재하지만 이런 성격으로 결혼을 해도 괜찮은 걸까? 정말 나와 맞는 상대를 만나게 되면 그런 감정이 없어지고 함께했을 때 안정감이 자리 잡을까?라는 고민이 시작되었다.



2화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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