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로 시작한 지 어느덧 한 달. 설렘은 다행히 현재진행형이다. 5번째 레슨에서 처음으로 ‘왼손‘ 운지를 시작했다! 즉 여태까지는 오른손으로 활 잡는 연습, 개방현 긋는 연습만 했다. 왼손을 시작한다는 것은 (잘하기만 하면) 음정에 맞춰 곡을 연주할 수도 있다는 것!
선생님은 공용 첼로 지판에 ’자리 테이프(스티커)’를 붙여 주셨다. 즉 손가락을 어디에 갖다 대야 정확한 음계가 나는지 테이프를 통해 찾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준 것. 그런데 또 여기에 너무 의지하면 안 된단다. 그러면 첼로를 ‘귀’가 아닌 ’눈’으로 켜게 되는 매우 안 좋은 습관이 생긴다고. 첼로를 켜면서 눈으로 지판을 흘깃흘깃 보며 연주할 수는 없지 않은가. 6개월 뒤부터는 테이프를 하나씩 뗄 것이란다.
또 다른 티칭 방식은 아예 자리 테이프를 붙이지 않고 가르치는 것. 이 방식을 고수하는 선생님도 있다고 했다. 그럼 음정을 어떻게 익히지? 손가락을 이리 갖다 대고 저리 갖다 대며 엄청나게 연습한 끝에(!) 소리를 듣고 터득하는 것이란다…
처음엔 쉽다가 나중에 고생한다. VS. 처음엔 어렵지만 나중엔 편하다.
선생님은 둘의 절충 방식을 취했다. 처음엔 테이프에 의존하다가 곧 떼버리는. 무엇이 과연 답일까? 첼로 배우기가 정답 없는 인생의 축소판이라는 생각이 든다.
4개 첼로 현 중 왼손 운지는 D현(연주자 입장에서 바깥에서 2번째 줄, 순서대로 ADGC현)부터 시작한다. 엄지 손가락은 지판 뒤에 위치하고, 나머지 네 손가락을 첼로 D현 위에 올려둔다. 네 손가락 모양은 피아노 치듯이 달걀을 쥔 것처럼 둥그렇게 만든다. 손가락 간격은 생각보다 넓다. 손가락을 억지로 벌려야 한다. 네 손가락 간격이 일정하게 벌어지지도 않는다. 어느 순간 달걀은 온데 없고 모양이 찌그러져 있다. 아차 손가락을 예쁘게 만들어야지! 그러면 또다시 손가락 간격이 촘촘해진다. 간격에 신경 쓰면 모양이 무너져있다. 무한반복이다.
현을 손가락으로 꽉 누른 상태에서 활을 켜봤다. 끼이익… 하, 듣기 싫은 소리가 난다. 초보자는 생각보다 힘을 많이 들여 눌러야 한단다. 연습을 많이 한다는 전제 하(!) 굳은살이 생길 수도 있다고. 손가락에 굳은살이 박힌 기타리스트, 발가락에 굳은살투성이인 발레리나의 모습이 순간 떠올랐다.
어쨌든 오늘은 ‘솔파미레‘를 배웠다. 솔은 네 손가락 모두를 꽉 누르고, 파는 검지와 중지만 누른다. 미는 검지만 누른다. 모두를 떼면 D현 개방현의 레가 된다. 그럼 이론상 '솔파미레'가 들어가는 노래를 연주할 수 있다! 물론 ADGC현을 개방현으로 연주하면 나는 음계인 ‘라레솔도’를 포함해서 말이다.
학교종이 땡땡땡 어서 모이자
솔솔라라 솔솔미 솔솔 미미레
선생님이 우리를 기다리신다
솔솔라라 솔솔미 솔미레미도
취미 첼로 한 달째,
찢어지는 소리가 나는 학교종을 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