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마음 토닥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제나랑 Oct 18. 2024

[추억]


감당하기 힘든 상황에 놓이거나 

그런 상황이 연속으로 일어나면, 

그 상황으로부터 회피하고자, 혹은

기분 전환을 위해 눈과 마음을 정화

하고자 어디론가 떠나고 싶고, 훌쩍

여행을 가고 싶어지곤 해요.

여행을 떠나기 위해 비행기 표와 숙소를

예약하는 과정부터 설레는 여행은 시작

되는 거예요.

공항을 가고, 비행기를 타고, 여행지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과정까지도 전부

추억이 되며, 거주지로 다시 돌아와서도

그 추억들로 또 살아가요.

그 여행에서 느꼈던 감정과 경험, 그리고 

추억들이 너무 좋았던 기억으로 남으면, 

힘들고 지칠 때마다 생각이 나도 또다시 

떠나고 싶어지는 거죠. 

특히, 여행은 함께 하는 사람이 중요해요. 

가족들과의 여행은 기분이 좋았던 기억보다 

나빴던 기억이 더 많아서 다녀오고 나면 기억이

나는 것도 별로 없지만, 나와 마음 맞는 친구들과

갔던 여행은 몇 년이 지나도 추억이 되고, 기억에

더 오래 남게 돼요. 

누군가가 나와의 여행에서 기억에 남는 게 

없다고 말한다면, 서운해할 게 아니라, 내가

그 사람과의 여행에서 속상하게 한 건 없는지,

그 사람이 함께 여행하기에 과연 나는 어떤

사람이었는지는 돌아보길 바랄게요. 

그 사람은 당신이 속상할까 봐 참고, 내색을 

하지 않은 부분이 많았을 수 있으니까요.

<추억 - 나태주>

어디라 없이 문득 

길 떠나고픈 마음이 있다 

누구라 없이 울컥. 

만나고픈 얼굴이 있다 

반드시 까닭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분명히 할 말이 

있었던 것은 더욱 아니다 

푸른 풀밭이 자라서 

가슴 속에 붉은 

꽃들이 피어서 

간절히 머리 조아려 

그걸 한사코 

보여주고 싶던 시절이 

내게도 있었다 

<추억은 사랑을 닮아 - 박효신>

그대가 부네요 

내 가슴 안에

그대라는 바람이 

언제나 내게 그랬듯이 

내 맘 흔들어 놓고 

추억이라는 흔적만 

남기고 달아나죠 

난 길을 잃었죠 

늘 그대라는 

사람만 보다가 

단 한 번 의심하지 않고 

여기까지 왔는데 

그대 없는 낮설은 

길 위에 남아있죠 

가져가세요 

좋은 기억마저도 

그대가 없이는 

내겐 짐만 될 텐데 

자꾸 꺼내 보면 

그리움만 커져서 

다시 돌아가는 길 

발걸음 또 멈추게 하죠 

추억은 사랑을 닮아 

난 자꾸 돌아보겠죠 

그곳엔 아직도 

그대가 있어서 

그래서 아픈가 봐요 

한 번쯤 꼭 한 번쯤은 

그대도 날 볼까 봐 

오늘도 기다려요 

나 이제 어쩌죠 

아무리 그댈 

달아나려 해봐도 

한 뼘도 멀어지지 못해 

매일 같은 자리에 

매일 같은 무게로 

하루를 살아가죠 

날 보던 눈빛이 

자꾸 맘에 걸려서 

다시 눈을 감고 

그댈 지우려 하면 

굳게 다문 입술이 떨려와 

참았던 눈물이 흐르죠 

추억은 사랑을 닮아 

난 자꾸 돌아보겠죠 

그곳엔 아직도 

그대가 있어서 

그래서 아픈가 봐요 

한 번쯤 꼭 한 번쯤은 

그대도 날 볼까 봐 

오늘도 기다려요 

어느 날 뒤 돌아보다 

그대가 나를 본다면 

나 어떻게 하죠 

아무 말 못 하는 

나를 잘 알잖아요 

추억은 바람을 타고 

언젠가 흩어질 텐데 

울어도 소리쳐봐도 

모른 척 버리려 해도 

잊지 못할 그 사람 

오늘도 기다려요 

나를 잘 알잖아요 

매거진의 이전글 [사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