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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하늘HaruHaneul Mar 27. 2024

감사와 반성

목걸이에 구슬을 꿰듯 만들어가는 나만의 보석


검사받는 일기 쓰기는 싫었습니다. 읽고, 쓰기를 좋아하던 어린 나이였지만 달갑지 않은 기억입니다. 좋은 평가가 의식되었던 모양입니다. 일기는 쓰고 싶은 글을 씁니다.



하루 중 일정시간(같은 시간에 하는 것이 지속하는데 유리합니다)에 다이어리에는 길지 않은 시간을 내어 감사와 반성의 목록을 써봅니다. 이 시간은  자신을 성찰하는 시간이며 객관적으로 돌아보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바쁜 일상에 그럴 시간이 없다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일이 습관이 되면 자신이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작은 순간이 됩니다. 목걸이에 구슬을 꿰듯 한 개씩 천천히 일정하게 자신의 소중한 보석을 만들어 가는 겁니다.



처음에는 반성이 아니라 후회와 회한이 듬뿍 밀려옵니다. 불평과 억압된 감정이 쏟아질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땐 그 글을 쓰고 잊어버립니다. 다시 읽어볼 필요도 없습니다. 글로 써서 마음이 누그러질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하는 소중한 첫날입니다.



그럼 언제 반성과 감사를 쓰느냐고요?



이 또한 반복이 주는 줄 맞추기 같은 겁니다. 엉클어진 머릿속과 마음을 정리 정돈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맘에 들지 않는 익숙하지 않은 행위들을 반복합니다. 습관이 될 때까지 일정한 시간에 합니다.  생각이 안 나면 마음에 들어오는 명언이나 노래가사도 좋습니다. 그날 그 시간에 마음에 들어오는 무엇이라면 자신의 마음이 충분히 그 안에 들어있을 겁니다.



늘 같은 시간에 같은 노트를 펴고 자신과의 대화가 시작되었나요?


일생을 지탱해 줄 소중한 무형의 자신이 생겨난 날입니다. 자신을 칭찬해 주고 감사의 일기를 씁니다. 말도 안 되는 글을 쓰며 내가 나를 길들이는 이 시간을 견뎌낸 자신이 대견하게 느껴집니다. 칭찬과 감사가 필요한 순간입니다. 사소하고 소득이 생기지 않는 일에 정성을 다하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타인에 의해 칭찬받는 대신 스스로에게 칭찬받는 일이 중요합니다. 아무도 모르는 그곳에 칭찬이 쌓여가면 감사의 마음도 저절로 생겨납니다.


내가 왜 그랬을까 하는 시간은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그럼에도 그 후회나 자책대신 내가 그땐 왜 그랬을까? 어디가 문제였을까? 어떻게 이 고비를 넘어가야 하지? 하는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합니다. 자신을 분석을 해보는 일입니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을 적는 동안 반성이 시작되고 이 시간은 성장의 밑거름이 됩니다. 자동차의 기름이나 휴대폰 충전 같은 개념입니다. 부정적인 생각 대신 '아, 시간이 되었구나'하는 마음으로 기꺼이 받아들이면 됩니다.


스스로를 돌아보고 부족한 부분, 보충해야 하는 부분들을 적어봅니다. 다음이 중요합니다. 개선을 위한 노력이지요. 이 '노력'이라는 표현은 참으로 와닿지 않는 친구입니다. 대신 '과정'이라 부르겠습니다. 실행에 옮기려면 과정이 필요합니다. 알면서 반복되는 실수나 이불킥을 글로 써놓고 체크해 봅니다. 오답노트라고 해야 하나요?  만점의 인생이 필요한 건 아니지만 고칠 수 있는 부분은 고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반성의 시간을 통해 자신을 알아차렸다면 시작해 보는 겁니다. 휴대폰 충전하듯이 충전기를 찾고 플러그를 꽂고 기다려야 합니다. 많이 써버리면 오래 기다리듯 기다림이 필요합니다.


자신이 리셋되기를 기다리는 습관의 시간을 보내면 어느새 반성의 시간이 줄어들고 감사의 시간이 늘어납니다.


감사한 하루를 맞이하게 됩니다. 아무 일도 일도 일어나지 않은 채로 하루가 마무리되고 제 자리로 돌아오는 일들의 반복. 혹은 눈을 뜨면 매일 선물처럼 새 날이 주어지는 시간에 살고 있으니 후회대신 매일 택배를 받듯, 신상의 날들을 누리는 겁니다. 나에게 새로 주어진 오늘은 어떻게 만들어갈까 하는 생각만으로도 설레는 시작입니다.


주체는 항상 자신입니다. 내가 만들어 갑니다. 누군가에게 자신을 맡겨두지 마세요. 오늘부터 나는 내가 움직입니다.





독자가 되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글은 매주 수요일 12:00에 발행됩니다.

제1장 '성장에 관한 이야기'가 진행 중입니다.

'나를 키우는 중입니다'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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