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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찬희 Mar 07. 2023

[뮤지컬] 물랑루즈! : 결국 사랑, 사랑을 향해

진실, 아름다움, 자유 그리고 사랑

  화려한 의상, 붉은 빛으로 물든 무대, 객석 양 옆에 위치한 거대한 풍차와 코끼리 조형물, 끊임없이 이어지는 노래. 이 모든 것이 물랑루즈를 이루고 있지만, 그 모든 것 안엔 '사랑'이 있었다. 서로가 서로를 사랑했고 증오했으며 분노하고 슬퍼했다. 무대 위 물랑루즈의 사람들이 수많은 감정이 솔직하고 적나라하게 전달됐다. 화려한 쇼뮤지컬로만 알고 있었는데 실제로 그 공간에 들어가서 만난 물랑루즈엔 그보다 더 화려한 감정들이 존재했다. 


  우리는 끊임없이 사랑을 한다. 운명처럼 한 눈에 반하기도 하고 어느순간 그 사람이 내게 스며들기도 한다. 그렇게 우리는 각자의 사랑의 모양을 지닌 채, 계속해서 사랑한다. 그렇다면 과연 그 사랑은 무엇일까? 우리는 왜 내가 아닌 그 사람을, 단지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걸 주려고 할까. 자신의 위험을 무릅쓰면서도 사틴을 사랑했던 크리스티안, 자신의 아픔보다도 크리스티안의 아픔을 더 먼저 생각하며 자신을 구석으로 내몰았던 사틴. 그 두사람에게 사랑은 그렇게도 간절한 것이었을까.


  어쩌면 이 물랑루즈는 뻔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사람을 만나고, 그 사람을 사랑하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모든 걸 바치는. 그렇지만 스테디셀러는 스테디셀러인 이유가 있다. 뻔하디 뻔한 이야기는 뻔해질만큼 우리가 공감하고 또 사랑했기에 그렇게 된 것이 아닐까. 어떤 결말을 맞을 지, 저 사람이 사랑을 위해 어떤 선택을 하는지 우리는 모두 예상하고 있지만 결국 그 사랑 하나만을 바라보고 달려가는 사틴과 크리스티안을 보며 우리는 다시금 사랑을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사랑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사랑이 얼마나 비극적인가, 사랑이. 사랑이 얼마나 아픈것인가.


  지나치게 금방 사랑에 빠지고, 그 사랑에 자신까지 내던지는 어쩌면 너무나 비현실적인 이야기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사랑을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이해한다. 그런 사랑이 있을 수도 있고, 나도 그런 사랑을 하고 싶다고. 대체 사랑은 무엇일까.

출처 : CJENM 인스타그램

  무대 위 막이 내리기 전 어떤 일이 있었든, 모든 사람들은 커튼콜 때 행복을 맞이한다. 폐결핵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떠나야만 했던 사틴, 사랑하는 이를 떠나 보내야 했던 크리스티앙, 그 둘 사이를 처절하게 방해하던 몬로스. 이 사람들의 사랑 이야기를 함께하며 같이 아파하고 고통받았던 사람들까지. 커튼콜에선 그 모든 사람이 다시 살아나고 행복하고 웃을 수 있는 마법 같은 시간을 보낸다. 유독 상처 입은 사람들이 많은 공연이라 그랬던 걸까. 커튼콜 때 무대 위 사람들이 웃는 그 순간 나까지 온전히 행복해졌다. 우리 삶도 그럴까. 우리에게 커튼콜 같은 순간은 언제가 될까. 우린, 커튼콜 때 함께 손을 맞잡고 웃을 수 있을까. 또 한 번 커튼콜 같은 순간을 기다리며 지금의 상처와 아픔, 그리고 사랑으로부터 기인한 모든 일들을 나라는 이 무대 위에서 겪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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