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령 40도 라도 열은 수치 자체가 중요하지 않다. 38도 열이라도 어떤 아이는 계속 쳐지며, 39도 열인데 아이가 잘 놀고 잘 먹는 경우가 있다. 무엇보다 아이의 컨디션이 중요하다. … (생략) 미온수로 수건에 적셔 아이 몸 씻기기, 이마에 수건 올리기(열패치) 등은 연구결과적으로는 해열제만 먹었을 때와 별차이가 없다. 아이 팬티만 입히고 수건으로 닦는 테피드 마사지는 아이가 싫어하며 오한을 일으킬 수 있다. …(생략)
아이의 열 원인을 소아과 진료를 통해 찾고 아이가 탈수가 되지 않게 예방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다.
*출처 : 우리 동네어린이병원, 우리 어린이
아이가 고열이 나기 시작하면 체온이 1도를 오르내릴 때마다 일희일비를 경험했다.
여태껏 열이 날 때면 미지근한 수건으로 목덜미, 겨드랑이를 밤새 닦아 내리느라 정신이 없었다.
열날 때마다 해열제와 세트처럼 구비했던
열패치도 크게 효과가 없다고 느껴지긴 했지만
뭐라도 해봐야지라는 생각에 아이를 성가시게 했었는데, 이것들이 큰 효과가 없다니 오히려 안심이 되었다.
바이러스와 맞서 싸우며 아이 스스로 앓을 만큼 앓아야 지나갈 일이지만 아이가 아플 때면 이런 관대한 마음을 갖기어려운 게 부모 마음이랄까.
핼쑥해지는 아이를 보고 있자니 마음이 쿵하고 내려앉는다.
“엄마가대신 아파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아이의 따뜻하고 얇은 머리칼을 귀 뒤로 쓸어 넘기며 중얼거렸다.
"엄마, 나한테 감기 절대 옮지 마"
수액을 거부할 때처럼 단호했다. 본인이 아픈 걸 경험해 보더니 엄마가 아픈 건 싫었던 걸까?
아니면 장난 삼아 “엄마가 아프면 그땐 네가 엄마 간호해 줄 거야?”
라는 말이 부담이 돼서 그런 건 아니겠지? 짜식. 어쨌거나 아이의 그 따뜻한 말 한마디로 일렁이던 마음이 잔잔해진다.
엄마란 작자는 본인이 독감에 걸려도 걸린 거고 자식이 독감에 걸려도 내가 걸린 거나 다름없다. 같이 아프고, 환자식을 먹고, 밤을 새우기 일쑤다. 화장실 딸린 방에서 나와는 성씨도 다른 작은 인간과의 자발적인 격리도 마다하지 않는다.
(자식 말고 남편이 걸리면 그 중간 어디쯤, 그래 '잠복기' 정도로 해두자.)
아이의 독감 격리 해제 기념으로 배달의 민족 앱을 (또) 켜고 스크롤바를 씽씽 내리며 눈이 반짝인다.
아이가 회복되어서 인지, 매운 닭발에 시원한 맥주 한 잔 먹을 생각 때문인지 모를 미소가 입가에 사르르 번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