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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희숙 Feb 06. 2024

사람은 꽃이다


세상에 살아 있는 동안만이라도  내가

모든 사람들을 꽃을 만나듯이 대할 수 있다면

그가 지닌 향기를

처음 발견한 날의 기쁨을

되새기며 설렐 수 있다면


어쩌면  마지막으로

그 향기를 맡을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조금 더 사랑할 수 있다면

우리의 삶 자체가

하나의  꽃밭이 될  테지요


이해인 기쁨이 열리는 창 (7월은  치자꽃 향기 속에)중에서

 

  삶의 여정 속에 함께 한 커피숍에서  매일매일의  다른  오늘이 펼쳐 치는  소풍과 같은 일상에 감사함을 느낀다.

 식사를 마치고 기분전환으로  커피숍에 들른 사람들 중에 어느 한 분이 반갑게 인사를 한다.

택배일로  도움을 주셨던 분이  새로 옮긴 커피숍에  방문을 하였다. 그동안의 부를  전하며  일을 줄이다 보니  몸과 마음이 편해  몸무게가 조금 늘었다고  한다. 

인터넷 주문을 통해 구입한 물건을 반품을 하는 과정에서  많은 시간이 지나 돈을 환불받기가 어려웠었다. 그런데 택배기사분이  물건을  반품한 날을 기억하고 친절하게 반품 및 환불하는 방법을 자세히 알려 주어 환불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같이 온 일행과 즐거운 시간을 가진 후 카페를 떠나면서 종종 들러 커피를 마시러 오겠다며 작별인사를  나누었다. 커피숍을 옮긴 후 처음 오는 발걸음이 조금 어색하고  낯설기도 했다며 활짝 미소를 짓는다.

 

 쾌창한 날씨 탓인지 가족과  여행을  온  많은  사람들이 커피숍에 들러 즐겁고 유쾌한 시간을  보낸다.

 교육세미나로 모여 조별 토론을 하는 많은 사람들의 움직임은 생동하는 봄의 기운을 느끼게 한다.

독서 동아리로 모였던 사람들,  제민천 주변을  걷다 커피 한잔의 낭만과 여유로움에  이끌려  커피숍을 찾은 사람들의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커피숍을 더욱 친근감이 드는  장소로 느끼게 한다. 


 중년의 남자분 서너 명이 커피숍을 방문했었다. 그들 중의 한 명이 분명 낯이 익는데 아무리 생각을 해도 떠오르질  않았다. 커피숍을 떠나면서  교직에 몸 담고  있었다고 하며 기억을 떠 올려 보라는 듯이 말을 건네는 데 전혀 생각이 나질 않았다. 한참을 고민하며 생각하던 중에  전에 커피숍을 운영했을 때  같은 중등미술교사라며 인사를  나누었던 분이 있었다.  일주일에 한 번 장애인들의  머리를 깎아 주며 이발 봉사를 하셨던 분이 떠오르는 것이다.  얼굴은 분명히 선하게  보이는 데 전혀  떠오르 질 않았던 것이 이제야 실마리가 풀린 것이다.


  커피숍 이전 오픈 당시에 있었던 일이다.

 남편이 잠시 자리를 비운 시간에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커피숍을 방문하였다. 주문받으랴, 메뉴 만들라, 설거지하랴 우왕좌왕 정신이 없었다. 결국 받은 주문중 순서를 빼놓고 일을 진행하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한참을 기다리던 고객은 대단히 화가 나 있었고 제대로 사과나 해명도 할 겨를도 없이 환불로 사태를 마무리하였다.

 그렇게 한참 시간이 흐른 어느 날부터 이른 시간에 커피숍을 자주 방문하는 사람이 있었다. 남편의 부재 시 바쁜 상황에서 만났던 바로  고객이었던 것이다. 당시 상황이 떠오르며 마음속엔 속상함과 미안한 감정이 교차하였다. 그런데 어느 날 고객은 나에게 그때의 이야기를 하며 자신의 행동이 너무 무례했었던 같았다며 사과의 말을 하였다. 먼저 인사하지 못한 죄송함과 감사함에 마음의 큰 짐을 덜 수 있었다. 그 후로 그분은 우리 커피숍의 단골고객이 되어 친한 친구처럼 지내고 있다.

이 사건을 계기로 큰 배움이 있었다. 

 

어느덧 커피숍향기로운  꽃들을 피워내는 꽃밭이  되고   한 사람 한 사람의 향기는 아름다운 품격과 가치로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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