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숍을 한 문장으로 정의하면 '관계 형성의 공간'이라 표현할 수 있을 듯하다.
친구와의 만남, 연인들의 데이트 공간, 나이 지긋한 어른들의 계모임 장소, 취미 동아리 등의 소모임 공간이 커피숍에서 많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래코드판이 빼곡히 꽂혀있는 음악다방에서 좋아하는 곡을 종이에 적어 유리상자처럼 생긴 공간 안에 있는 DJ에게 건네주면 DJ는 간단한 사연과 함께 신청곡을 틀어 주었던 나의 학창 시절도 있었다.
'긴 머리에 바지 뒷주머니의 도끼빗' 당시 소문난 DJ들에게 유행이었던 차림새였다.
팝송 '헤리닐슨의 Without you'를 들으며 오랜 시간 음악다방에서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던 일들이 지금도 나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
우리 집에서 바라보이는 지금은 인쇄소가 위치한 건물 2층에 커피숍이 있었다. 친구들을 만날 때 종종 갔었던 곳으로 지금의 커피숍과 같은 형태로는 공주에서는 아마도 최초인 것 같다.
한 해의 끝자락에서 지나온 1년을 돌아보며 모임을 갖는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추억을 찾아 이야기의 꽃을 피운다.
한참 시간이 흐른 후 이야기를 마친 사람들이 하나둘씩 나가는 와중에 학창 시절 교생선생님으로 오셔서 많은 여학생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았던 선생님이 중심에 계셨다. 세월이 흘러 나이 70 즈음되셨을 것 같다. 인사와 짧은 대화로 그 당시를 회상해 볼 수 있었서 잠시 가슴이 설레였다.
기온이 뚝 떨어지고 하늘에 구름이 모이면 '눈이 내리려나' 하는 기대감을 갖게 된다.
바깥 날씨는 많이 추워졌지만 커피숍 안에 있다 보면 사람들의 북적북적함에 추위는 어느덧 사라지고 따뜻한 온기로 가득 채워진다.
커피숍 안에 머물러 있다 보면 사람들과의 직접적인 만남은 드물지만 이 사람 저 사람 아는 사람이 찾아와 자주 대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져 결국엔 우정이 깃든 친구로 이어지기도 한다.
만남도 서로에게 같은 생각으로 긍정의 힘을 실어주고, 시기심 없이 격려와 위로를 나눌 때 '우정이란 씨앗'이 뿌려지고 '아름다운 관계의 꽃'을 피우는 관계로 이어지는 것 같다.
눈이 올 것 같은 기대감에 사람들의 발걸음은 끊이지 않는다.
커피숍에 방문하는 사람들 중 '커피숍이 너무 예뻐요'라고 말을 건넨다.
두 손엔 빵 봉지를 들고 서서 '빵이 맛있다'라고 활짝 웃으며 이야기한다.
커피숍을 나가며 '커피 참으로 맛이 좋습니다'라고 잘 쉬었다 간다고 인사하는 사람도 있다.
주변환경과 커피숍 분위기가 너무 잘 어울려요.
카페가 '갤러리 같아요'.
한적한 시간에 오면 홀로 '음악 들으며 책 읽기'에 아주 좋을 것 같아요'
지난 1년 동안 커피숍을 운영하면서 나에게 힘과 위로가 되었던 말들이다
벌써 한 해가 저물어 간다.
커피숍을 사랑해 준
그동안 고마웠던 사람들과의 만남이
새롭게 다시 설 수 있도록
굳건한 버팀목이 되어 주어 더욱 감사함을 느낀다
그동안 우리 모두 수고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