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그대로의 나!

자기 인식능력 : 나 이해하기

by 혜윰

3월 학기 초가 되면 아이들은 새로운 친구들과 선생님을 만나 새로운 환경에서 일 년을 시작합니다. 아직 서로에 대해 익숙하지 않은 터라 교사 입장에서는 아이들의 성향과 성격, 특징을 빠르게 파악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합니다. 그중 하나가 자기소개 활동입니다. 저학년 아이들에게는 이름,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 취미, 장점, 장래희망 등을 간단한 그림과 함께 표현하게 합니다. 고학년 아이들에게는 문장완성활동이라던지, mbti 소개 등 요즘 아이들의 취향에 맞도록 자기소개를 하도록 합니다.


그런데 활동을 하다 보면 아이들의 활동 결과의 처리 속도가 엄청난 차이를 보입니다. 제시된 자기소개 칸을 빽빽하고 꼼꼼하게 작성하는 친구들도 있지만, 무엇을 적어야 할지 한참을 고민하다가 "선생님, 못 적겠어요."라고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친구들도 많이 있습니다. 특히, "제가 뭘 잘하는지 모르겠어요. "앞으로 되고 싶은 게 없어요."라고 말하는 친구들이 정말 많습니다. 그럴 때마다 "괜찮아. 앞으로 되고 싶은 게 없으면 빈칸으로 두어도 돼."라고 말을 하던지, "자주 하는 일들 중에 딱 한 가지만 적어보자."라고 아이들의 생각을 이끌어 줄 때가 많습니다.

요즘 세상에 살아가는 아이들은 배워야 할게 참 많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외부에서 주어지는, 부모님이 시키는 공부만 하다 보면 가장 중요한 공부를 빠트리고 청소년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그리고 결국 소위 말하는 멘붕 상태에 다다릅니다.


나는 누구지?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 거지?


열심히 무언가를 공부하긴 하는데 '나'라는 사람에 대해서는 사실 공부할 기회가 많이 없습니다.

하지만 공부의 출발점은 '나를 이해하기'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자기 인식능력은 1화에서 언급한 감정을 인식하는 능력을 포함하여 내가 무엇을 잘하고 못하는지, 나의 강점과 약점을 정확히 파악하는 능력, 그리고 3화에서 언급할 스스로의 존재에 대해 긍정적 가치를 부여하는 자아존중감을 포함합니다.

이중 먼저 학생들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정의를 형성해 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사실 어찌 보면 굉장히 철학적이고 어려운 질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차근차근 개인적인 특징을 파악해야 그 토대 위에서 아이들은 학습능력을 키우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습니다.


그림책: 다다다 다른 별학교

이미지출처: 천 개의 바람 출판사 블로그

어느 학년 친구들에게 읽어주어도 호불호가 없는 너무나 재밌는 그림책입니다. 새 학기 첫날, 교실문을 열고 들어선 선생님의 모습으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이 책에는 각양각색의 별에서 온 개성만점의 아이들이 등장합니다. 먹는 걸 좋아하는 아맛나 별에서 온 친구, 정리정돈을 못하는 뒤죽박죽 별에서 온 친구, 뭐든지 반대로 하는 청개구리 별에서 온 친구, 계획대로 하는 반듯반듯 별에서 온 모범생 친구.

사실 이 책에 등장하는 친구들은 외계인이 아니라 바로 우리 반 교실의 축소판입니다. 서로 다른 모습으로 서로 다른 개성을 뽐내는 아이들. 아이들은 책을 읽으며 자연스레 생각하게 됩니다.


나는 어느 별에서 왔지?


우리 반 친구들과 이 책을 읽으며 나의 별을 소개하는 활동을 했습니다. 아이들은 나의 별을 생각하며 자연스레 자신의 특성을 탐색합니다. 난 뭘 잘하지? 뭘 좋아하지? 성격은 어떻지? 어떨 때 행복하지? 어떨 때 기운이 빠지지? 부족한 것은 뭐지? 단순 질문이 아니고 별을 소개하라고 하니 아이들은 더 재미있어합니다.

나는 안녕?별에서 왔어.
나는 친구들에게 인사를 잘해. 나는 활발하고 친근한 성격이야. 나는 내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비밀을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가 좋아. 나는 숙제를 할 때 힘들어.
나는 상상별에서 왔어.
나는 혼자 상상하고 상상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 행복해.
나는 친절하고 같이 상상할 수 있는 친구가 좋아.
나는 정답이 있는 질문에 답해야 할 때 힘들어.
나는 숨바꼭질 별에서 왔어
나는 혼자서 조용히 있는 걸 좋아해.
나는 조용하지만 재미있는 친구가 좋아.
나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발표할 때가 힘들어.

그림책 한 권 함께 읽었을 뿐인데 아이들은 책 속 등장인물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더듬어 찾아갑니다.

신기한 것은 같은 별을 적은 친구가 단 하나도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아이들은 별 소개만 들으며 과연 우리 반 어떤 친구인지 추리하는 활동도 좋아합니다. 그러면서 아이들은 나를 이해하고 다른 친구들을 이해하는 폭도 넓혀갑니다. 한 시간 동안 여러 별을 여행하며 아이들은 자기 자신을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법을 연습합니다.



어린이 책을 읽습니다. 어린이를 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