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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tter Oct 28. 2024

그 전투는 내가 이겼어. 난 아직 여기 있으니까!

I'm still here

정말 오랜만에 글이 쓰고 싶었다. 사실 그간 음악은 수도 없이 들었지만, 예전만큼 크게 느끼지 못했었다. 그게 나에게 자괴감으로 다가왔다. 나는 평생을 음악을 사랑하고 음악으로 치유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얼마 전까지 너무 힘들었고 음악도 인간관계도 다 놓아버릴 만큼 모든 게 무의미하게 느껴졌다. 약 2년 동안 달려오던 직장생활과 여러 일들에 번아웃이 찾아왔던 것이다.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싶을 즈음 나는 결국 다시 병원을 찾았고 이 곡은 예전부터 알던 노래였지만, 번아웃을 겪은 후에 들으니 나에게 더욱 새롭게 다가왔다. 


sia의 노래 중 처음 듣게 된 노래가 I'm in here이라는 노래였다. 이곡은 2010년에 발매된 sia의 앨범 수록곡 중 하나로, 나를 구해줄 누군가를 찾으며 도와달라는 가사가 주인 아주 우울하고 슬픈 곡이다.... 이로부터 8년 후 sia는 I'm still here이라는 곡을 싱글로 발매한다. 제목이 I'm still here 이길래 그 곡이랑 비슷하네? 하고 들어본 곡은 I'm in here 과는 다르게 아주 씩씩하고 당찬 노래였다. 


내가 이 노래에 크게 공감하고 이 노래가 나에게 더 와닿은 이유는 이 노래 가사들 때문이다.

Oh the past it haunted me , Oh the past it wanted me dead , 

Oh the past it tormented me But the battle was lost 'Cos I'm still here

과거는 나를 괴롭혔고, 내가 죽기를 바랐고, 고통스럽게 했어
하지만 그 전투는 내가 이겼어. 난 아직 여기 있으니까!


이 노래를 들으며 나는 지금 과거의 나를 괴롭히던 나와의 싸움을 이겨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아직 여기 있다. 지나간 시간들에 무너진 적도 많았고, 때로는 다 포기하고 싶었던 적도 분명 있었지만 중요한 것은 나는 아직 여기 있다는 것이다. 


sia의 라이브영상을 보면 입만 빼고 얼굴을 다 가린 가발이나, 아예 뒤를 돌아서서 노래를 부르는 영상이 많다. 뮤비 또한 그녀의 페르소나인 Meddie Ziegler가 등장한다.  호주 태생의 가수인 sia는 과거 아픈 상처들이 많다고 했다. 불안정했던 어린 시절, 첫사랑의 죽음, 그 아픔을 잊기 위해 술과 약물에 의지 했지만 그 와중에도 음악 활동만큼은 열심히 했다고 한다. 나처럼 그녀에게도 음악은 큰 힘이었나 보다. 그렇게 다른 가수들의 곡에도 참여를 하고 본인 앨범도 내며 왕성한 활동을 하던 중 그녀는 갑작스러운 아웃팅을 당하게 된다. 그렇게 음악이 아닌 다른 것으로 이슈가 된 sia는 공황을 겪게 되고 극단적인 선택까지 생각할 만큼 힘들었다고 한다. 이때부터 그녀는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활동을 했지만 숨길 수 없는 매력적인 음색과 뛰어난 음악들은 그녀를 가만히 두지 않았다. 결국 그녀는 음악으로 멋지게 성공했다!


이 노래는 아쉽게도 뮤비나 라이브 영상이 없다. 그게 너무너무 아쉽다. 나는 마음에 드는 노래를 찾으면 무조건 그 노래의 뮤비나 라이브영상을 찾아보곤 하는데 이 곡은 영상이 없다. 아무래도 그녀를 유명하게 만든 Chandlier 나 Cheap thrills 등의 노래보다는 덜 알려진 곡이기 때문인 것 같다. 하지만 이런 덜 알려진 곡을 알고 있다는 게 가끔 나에게는 조금의 자부심을 주기도 한다! 그렇지만 이 노래를 정말 많은 사람들이 들었으면 좋겠고, sia처럼, 나처럼 불안정한 과거나 아픔이 있는 사람에게 우린 아직 여기 있다는, 살아갈 용기를 주었으면 좋겠다.


사람들은 각자 본인의 상처나 아픔들을 떠안고 산다. 그것들에 경중은 따질 수도 없고 상대적이 아닌 절대적인 것이다. 그저 온전히 자기가 느끼기에 아프고 괴롭다면, 그건 아프고 괴로운 것이다. 세상에 상처나 아픔하나 없는 사람이 있을까? 절대 아닐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각자의 방법대로 자신을 지키며 치유해야만 한다. 그 방법이 나에게는 음악을 듣고 그것들에게서 힘을 얻는 거다. 오늘은 불안정과 싸우며 나를 지키려던 나의 모습을 셀프로 칭찬해주고 싶다. 그리고 또한 나와 같은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도 기도하고 싶다. 나는, 우리는 아직 여기 있다!



'I'm still here'을 들으며 나와의 전투에서 이겨보자!
https://youtu.be/Jrgbjk45lFA?si=OpvMALiJTK64P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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