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공기청정기
엄마는 집안 공기를 만드는 사람
6시 반
"엄마! 엄마가 침낭 지퍼 열었지? 엄마 때문에 잘 때 얼마나 추웠는지 알아?"
고요하게 혼자만의 미라클모닝을 즐기고 있는데 느닷없이 질책의 미사일이 날아왔다.
오롯한 혼자만의 1시간으로 평온하고 고요해진 내 마음에 파도가 일렁거렸다.
"땀을 뻘뻘 흘리며 자길래 그랬지!"
질책의 미사일 못지않게 톡 쏘는 미사일로 화답했다.
그러고는 이내 화의 파도는 죄책감의 파도로 변해 일렁거리기 시작했지만 표정은 쉽사리 수그러들지 않았던 모양이다.
출근준비를 마치고 나온 신랑이 "무슨 일 있어? 표정이 안 좋은데?"라고 말하는 걸 듣고도 내 얼굴엔 화남이 가득했다.
사실 마음속도 여전히 억울함, 속상함이 떠나질 못하고 있었다.
'자기 더울까 봐 한 거지 나 좋자고 한 건가 흥흥'
그런데 순간 어느 분이 했던 긍정확언이 생각났다.
'엄마는 집안 공기를 만드는 사람이다'
나는 엄마다.
내 표정에 신랑이 반응했고, 그런 우리의 대화를 듣고 책을 보던 아이가 집안의 공기를 감지했다.
신랑이 출근한 후 집안에 정적이 흘렀다.
'그래, 내가 우리 집 공기청정기다!
단지 추웠던 걸 이야기하고 싶었던 아이가 매끄럽게 말하지 못한 것일 뿐이고 나의 표정으로 아이도 다시금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 생각으로 마음을 달래며 내가 먼저 다가가 본다.
"새벽엔 아직 춥긴 하지~"
"엄마, 이 책에 나온 거 진짜 재미있어! 엄마도 읽어볼래?"
동문서답이 오고 갔지만 머쓱한 아이의 마음일 것이다.
우리 둘은 같이 책을 보며 낄낄거렸다.
마음을 바꾸니 즐거움이 찾아왔다.
덕분에 내 마음의 파도는 잔잔히 가라앉았다.
7시 반
막둥이가 일어나며 소리쳤다.
"엄마! 내시계 충전했어?"
파도가 다시 일렁거린다.
오늘도 엄마 공기청정기는 쉴 새 없이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