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끝의 카페에서
고작 6개월이다.
40년 넘게 모르고 살던 이들인데 고작 6개월 만에 내가 넘어지려고 할 때마다 나타나 용기를 주는 이들이 있다.
마치 [세상 끝의 카페] 주인공 존이 케이시와 마이크를 만나 새로운 사람이 된 거처럼 나는 이들을 만나고 나의 존재 이유에 대해 깊게 고민하게 되었으며 어렴풋이 나를 찾아가고 있다.
글을 끄적거리면서 지하 밑에 있던 마음이 많이 올라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가오는 복직에 대한 두려움과 엄마의 복직을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는 아이들의 마음을 가운데 두고 완전한 두려움도, 완전한 위로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 나를 또다시 자책하기 시작하면서 마음속 파도가 일렁거리고 있다.
한 달 전
끙끙 앓던 마음을 그들에게 살짝 내비쳤을 뿐인데
무한한 용기를 주며 위로가 필요하면 언제든 오라는 o'rosi의 케이시
집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나의 운전솜씨라면 2시간이 넘는 거리에 있는 그곳.
설마 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도 못했다.
그러나 나의 또 다른 케이시는 나를 그곳으로 데려갔다.
덕분에 1시간 만에 도착한 그곳에서 우리는 또다시 서로를 응원하며 쉼없이 이야기했다.
누구의 엄마, 누구의 ○○가 아닌 단지 '나'로 재잘재잘 떠들다 보니 그 옛날 고등학교 때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듯이 신나게 웃으며 떠들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복직을 축하한다는 말과 함께 불쑥 내 눈앞에 나타난 새하얀 케이크.
그녀의 아무렇지도 않은 듯한 사소한 따뜻함이 마음 깊이 푹 들어와 나를 안아주었다.
나를 위해서 아침부터 준비했다는 그녀를 보며 알 수 없는 감정에 울컥했다.
이런 과분한 대접을 받아도 되는 걸까.
사람은 혼자는 살아갈 수 없다.
머리로는 알고 있었지만 마음이 힘드니 외면하고 싶었다.
혼자서도 잘 살 수 있다고.
내 마음은 나 혼자서도 잘 지켜낼 수 있다고.
되뇌었다.
하지만 틀렸다.
나의 케이시들을 만나고 알게 되었다.
외면할 필요 없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나만의 케이시와 마이크를 찾으면 되고, 나 역시 누군가의 케이시와 마이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선한 마음은 돌아 돌아 더욱 큰 선한 마음을 만든다는 것을.
이제는 알게 되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따뜻한 케이시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