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샘승"으로. 현대는 "현다이"라고 해야 알아듣는 이나라 사람들이다. 이 상황에 "샘승"과"현다이"를 메이드 바이 사우스 코리아라고 목소리 높여 자랑해봤자다. "샘승"과 "현다이"가 같은 나라 브랜드라는 것을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도 별로 없거니와 이 사람들은 궁금해하지 않는다.
간혹 이 "샘승"을 일본이나 중국 브랜드로 알고 있는 사람도 많다. 그럴 때 보통 한국사람들의 반응도 위와 별로 다르지 않다. 펄쩍 뛰며 "한국" 사우스 코리아라고 눈을 크게 뜨며 이 세계적인 브랜드를 어찌 모르냐고 핀잔주기 일쑤다. 하지만 내가 보기엔 이나라 사람들이 쓰는 핸드폰 90프로가 애플이다. 삼성 핸드폰을 쓰는 캐네디언 학생들은 단 한 명도 난 본 적이 없다. 자동차는 미국과 유럽 자동차를 제외하면 거의가 혼다나 닛산이다. 핸드폰보다는 많이 보이기는 하지만, 그저 기능대비 저렴해서 샀다는 대답이 대부분이다. 한국에서 그것도 남한에서 만들어서 샀다는 사람을 나는 만난적이 없다.
피자나 햄버거가 유럽에서 시작했든, 미국에서 유래됐든 우리가 잘 알지도 못하고 큰 관심도 없듯이. 여기 사람들도 똑. 같. 다. 그런 이들이 동양인이면 다 비슷해 보이는 우리의 얼굴만 보고 남한 사람인지 북한 사람이지 맞춘다는 건 불가능한 일임에도 우리는 "그렇게 말하면 매우 기분 나쁘다."라고 이야기한다.
우리조차 남한 사람과 북한 사람을 겉모습으로 구별하지 못하면서 왜 이 서양인들에게 기분 나빠하는 것일까? 우리는 무엇이 다른 것일까? 어떤 점이 우리를 그리 화나게 만들고 있는 걸까?
이곳 캐나다에 "모셔진" 일부 한국인들을 제외하곤 대부분이 그저 이 나라의 발전과 함께 나의 경제적. 아이의 교육적 목적을 위해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대부분이다. 지금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소위 "비즈니스"에 성공한 분들도 그 시작은 거의가 다 블루칼라이었을 거다. 그렇게 이곳에서 힘들게 살아온 사람이 대부분일 거다.
"국뽕"찬 스스로의 자존감은 인정하되, 그것에 별 관심 없는 외국인들에게 강요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똑같은 모습의 북한과 남한 사람이 이 서양사람들에게 "같은 민족"의 괜찮은 동양인이다라는 의미로 다가가기를 기원해본다.언제쯤 단순한 이들의 질문에 남쪽이니 북쪽이니 하며 복잡하게 대답하지 않아도 될 날이 오게 될는지 참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