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탈 아트 (2)

시작

by 이락

2011년 1학기, 야외 작업장에서 형들이 용접으로 작업을 하고 있길래, 기웃거리면서 구경 좀 하다가 전기용접을 배워서 깔짝거리고 있었다. 처음 해보는 용접이니 제대로 할 리가 없지 옷에 구멍 나고, 몸에 구멍 나고, 아프고, 화가 나서 씩씩 거리고 있었다.


마침 박 형이 내가 하는 짓을 보다가 답답했는지 이래라저래라 알려주다가 하시는 말씀이 "네가 하고 있는 이딴 건 용접이 아니야 진정한 남자의 용접을 보여줄게"라고 하더니 야외 작업장 구석에 처박혀 있던 가스통들을 가지고 와서 뭔가를 보여주기 시작한다.


그때 나에게 보여준 것이 '산소용접' 이였다. 이 용접은 '산소'와 '아세틸렌'을 이용해 철과 철을 녹여 서로를 붙이는 용접이다. 박 형 혼자서 불대를 들고 몇 번 흔들더니 "봐라 이러면 철 느낌도 더 살아나고 재밌지 않냐?" 하는데 솔직히 그 당시 나는 '아 그건 모르겠고 우선 하라고 했으니 해봐야지' 하고 붙잡고 있다 보니 뭔가 결과물이 나오긴 했다.


내가 하는 거의 대부분의 용접 작업은 10번 반생이를 이용한 작업이다. 참고로 10번 반생이는 공사 현장에 가면 흔히 보이는 굵은 철사다. 이것저것 결속하는데 주로 사용한다. 아무튼 반생이에 불이 닿으면 자연스럽게 휘어지는데, "직선과 단단함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쇠를 용접을 이용해 부드러운 곡선을 만들어낸다."는 개념을 기반으로 작업을 시작했다.

1352541559231.jpg 흐름 / 59 x 54 x 15 (cm) / steel / 2011


1352541556886.jpg 흐름 / 59 x 54 x 15 (cm) / steel / 2011


첫 작업이라 요령도 없고 생각보다 어려운 기법 때문인지 형태의 정확도도 떨어지고, 마무리가 깔끔하지 않지만 그 당시의 나로선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동시에 많은 사람들이 나를 다시 보게 만들어 준 작품이며 처음으로 가격 문의를 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아무튼 나는 이렇게 용접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고, 13년이 지난 지금까지 애증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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