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공모전, 입선
여러 형들의 작업과 공모전에서 받아오는 상을 보면서 학교를 다니다 보니 '나도 당연히 저렇게 해야 한다' 생각했고 드디어 실행으로 옮기게 된다. 야외 작업장에 굴러다니고 녹슬어있던 1T 철판을 줏어다 사각형 모양으로 대충 적당한 크기로 자르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뭣도 모르고 그라인더로 하나하나 자르고 있었는데 박 형이 답답하셨는지 철판을 자르는 작두를 찾아서 가져다주셨고, 그때부터 넋 놓고 자르기 시작한다.
몇 시간을 자르다 이쯤이면 충분하겠다 싶으면 용접으로 붙이기 시작한다. 1t (1mm) 철판은 얇기도 하고, 처음 해보는 철판 용접이라 툭하면 구멍을 내고, 그럼 10 반생이로 때우고, 또 구멍을 내고, 또 때우고의 연속이었다. 약간 도 닦는 기분이라고 해야 하나? 시간이 지날수록 막 답답해지고, 집에 가고 싶고, '술이나 마시러 가야겠다'를 쉼 없이 외치다 진짜 마시러 가버리는 일도 잦았다.
그래도 어찌하다 보니 완성을 하긴 했다. 물론 만족하지 못하는 수준으로 끝이 나버렸는데, 높이만 180cm가 넘는, 그리고 생각보다 무거워지는 바람에 혼자서 절대 들지 못하는 작업을 거의 10달을 끌고 온 탓에 지쳐버렸다. 분명히 어느 부분이 잘못되었고, 고쳐야 하는지 알고 있음에도 손을 놓아버리는 어리석은 짓을 한다.
이 당시의 나는 굉장히 건방지고 오만함의 끝을 달리고 있었다. 그리고 좁은 지역에 갇혀 작업을 잘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전혀 모르고 있을 때였다. 그런 상태에서 첫 공모전을 나가게 되었다. 분명 출발하기 전까진 기세등등한 모습을 보였다.
전시장에 들어가자마자 오늘 이 공모에서 1,2,3등을 할 작품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가 가지고 간 것은, 작품이 아니라 그냥 결과물 중 하나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고, 나는 첫 공모에서 '입선'을 받게 된다. 공모를 내는 모든 사람은 대상 하나만을 바라볼 텐데, 왜 '내가 큰 상을 받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을 했는지도 모르겠고, 나 자신에게 큰 실망과 부끄러움을 느끼며 돌아오는 길에 '내가 뭔 짓을 해서라도 30살 전에 이 공모에서 대상을 받아내겠다'라는 다짐을 한다.
이 날, 내가 첫 공모전을 나간다고 임 형이 "첫 공모는 같이 가주는 거야 혼자 가면 힘들다." 라며 같이 따라와 줘서 너무 고마웠다. 출발 전까지 눈도 많이 내렸고, 엄청 추운 날씨였고, 하필이면 둘 다 어금니가 썩어서 치통도 심해서 끙끙 앓고, 지금 생각해 보면 재밌으면서도 끔찍한 추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