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탈 아트 (1)

작업 시작

by 이락

나에겐 '작업을 하자'라는 생각이 들게 만든 사람이 3명이 있다.

내 작업을 설명하려면 이 사람들에 대한 얘기를 먼저 해야 한다.




2010년 복학을 하고, 수업을 듣고 있는데 자꾸 야외 작업실에서 망치질 소리가 들리고, 사람 소리도 들리고 시끄럽길래 나가봤더니, 정 형이 하루 종일 망치로 뭘 두들기고 있고, 용접도 하고 아무튼 뭔가를 하고 있길래 구경도 하다가 작업도 잠깐 도와보기도 하고 그러다 형이 전국 단위 큰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아왔다.


알고 보니 정 형은 이 전에 메이저 급 공모에서 우리 학교 최초로 대상을 받아온 인물이었다.


형이 졸업을 하고 타 학교 대학원으로 가버렸지만, 들려오는 얘기들을 들으며 '저 사람 좀 멋있는데? 나도 저렇게 해봐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는 동기보단 형들이랑 지내는 게 훨씬 편했다. 형들도 친구처럼 대해줬으며 뭔가를 지시하거나, 부려먹기보다는 동등한 입장에서 부탁하고 배려해 줘서 더 편했다. 그중 오랜 기간을 붙어 다녔던 임 형이 있었는데, 어지간하면 같이 학교에 올라가서 작업을 하고, 같이 쉬고, 같이 밥을 먹고, 같이 새벽에 내려오던 형이다.


이 형도 작업을 참 열심히 하던 사람이었는데, 간절함과 성실함이 합쳐져서 그랬을까


많은 상을 받아왔고, 많은 후배들에게 모범이 될만한 사람이었다. 항상 붙어 다녔으니 임 형으로 인해 더 많은 자극을 받고 나도 목숨 걸고 작업을 해야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마지막 한 사람은 나에게 있어 그저 '' 그리고 '신'이다.

동시에 내가 살면서 본 가장 '미친 인간'이다.


박 형은 작업을 잘하는 사람이고, 자존심도 강하며, 겸손함을 보이다가 어느 순간엔 끝없는 오만함을 드러내고, 사람들과 다툼이 잦은, 흔히 말하는 트러블 메이커인 사람이었다. 내가 학부생이던 당시 전공 수업 강사로 나오던 형이었는데, 대놓고 트집을 잡고, 욕을 하지만 사실은 마음도 여리고 뒤에선 여러 소모품이나 장비 같은걸 자기 돈으로 사다 주거나 골치 아픈 일이 생기면 자기 시간까지 내어놓으며 해결해 주는 흔히 말하는 '츤데레' 같은 사람이다.


아무튼 20대 중반까진 '작업을 해야지' 까지만 생각을 했지 어떻게 할 것인지 구체적인 생각을 하지 않고 의미 없는 쓰레기들만 만들고 있던 시절인데, 박 형이 가닥을 잡아주었기에 올바른 길로 나아가 좋은 작업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 얘기에 대해선 나중에 자세히 적어볼까 한다.



1.jpg Tribu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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