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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메밀 Nov 04. 2023

신나는 모주 만들기 체험

하루에 한 병씩 만들고 싶어 져서 큰일입니다


    전주 여행에서 가장 고대하던 일정은 바로 모주 만들기 체험이었다. 술을 직접 만들 수 있다니! 한옥마을 근처 놀거리를 검색하다 발견했는데, 보자마자 이건 꼭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한옥마을 근처에 모주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은 2군데 정도 있었는데, 그중에서 '전주일몽'이라는 곳에 가기로 결정하고 예약하였다.


    술은 주로 맥주를 마시거나 양주로 하이볼을 만들어 마신다. 술을 종종 즐기기는 하지만 주량이 워낙 작아 많이 마시지는 못한다. 발효주라 그런지 막걸리만 마시면 머리가 아파 다음날까지 고생을 하게 되어 막걸리는 멀리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모주라는 술이 있다는 것은 전주 여행을 준비하며 처음 알게 되었다. 모주는 막걸리에 여러 재료를 넣고 끓여 만드는 술이라는데, 끓이는 과정에서 알코올이 거의 증발하여 도수가 1도 정도로 낮고 한약재 등을 넣고 끓이기 때문에 약술로 불린다고도 한다. 모주라면 술을 못하는 나도 안심하고 즐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약재의 달콤 씁쓸한 향을 좋아하기 때문에 더욱 기대되었다.



    그렇게 예약시간에 맞추어 방문한 '전주일몽'. 한옥을 개조해 만든 체험 공간에서는 정갈함이 느껴졌다. 테이블에 놓여있는 대추, 숙지황, 편강, 배, 사과, 살구등이 우리를 반겨주었다. 막걸리에 넣는 재료들로 보였다.


    체험은 교육 동영상을 통해 이루어졌고, 따로 설명이 필요한 부분은 직원분이 친절하게 설명해 주셔서 이해가 쉬웠다. 전주에서의 첫날, 국밥집에서 처음 맛본 모주에서는 아주 다채로운 맛이 났다. 은은히 퍼지는 계피향과 한약재의 씁쓸한 맛, 막걸리의 달달함이 공존하는 맛이었다. 만들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막걸리와 직접 고른 재료들을 넣고 일정 시간 끓이기만 하면 완성이었다! 예상보다 간단해서 놀랐다.


    달콤한 맛의 기본 모주, 건강한 모주, 과일 모주 중에 한 가지를 골라 레시피에 맞는 재료들을 담아 왔다. 단맛을 좋아하는 친구는 기본 모주를, 씁쓸한 맛을 즐기는 나는 건강한 모주를 만들기로 했다.



    처음엔 분명히 끓고 있는 뽀얀 막걸리였는데, 재료가 우러나올수록 향도 색도 조금씩 짙어졌다. 흑설탕도 첨가했는데, 흑설탕을 넣자마자 알고 있는 모주의 색이 되었다.



    일정 시간 식힌 후에 준비된 유리병에 옮겨 담고 포장까지 마치니, 아주 그럴듯한 모주가 완성되었다. 최대 2일까지 음용이 가능하다고 했다. 집으로 돌아가는 날 만들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집에 도착한 다음 날, 차갑게 냉장고에 보관했다가 가족들과 나누어 마셨는데 다들 맛있게 마시는 모습에 뿌듯했다. 시간만 허락한다면 매일 만들고 싶은 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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