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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아 고마워

이상한 소리 정체

by 미소천사맘


발가락 통증이 심해져 대학병원에 입원했다. 다음날 아침 9시 30분, 아주머니 한 분이 내 병실에 입원했다. 들어오자마자 커튼을 치고는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낯선 사람과 한 공간을 나누는 묘한 어색함이 느껴졌다. 밤이 깊자 커튼 너머로 “짝짝”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처음엔 물건을 떨어뜨린 줄 알았다. 하지만 규칙적인 그 소리는 밤새 멈추지 않았다.

다음 날, 간호사가 회진을 돌 때 나는 조심스레 물었다. 아주머니는 손바닥과 손가락 끝이 아파서, 그 통증을 잊기 위해 손뼉을 친다고 했다. 순간 마음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 소리는 단순한 소음이 아니라, 그녀가 견디는 고통의 소리였다.

다시 밤이 왔다. 여전히 “짝짝” 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이번엔 그 소리가 불편하지 않았다. 오히려 묘한 위로가 되었다. 그녀는 통증 속에서도 멈추지 않고 손뼉을 쳤다. 나는 뒤척이며 생각했다. 사람은 아플 때 각자의 방식으로 견딘다. 누군가는 울고, 누군가는 침묵하고, 또 누군가는 손뼉을 친다. 커튼 너머 들려오는 그 소리는, 아픔을 견디는 인간의 작고도 살고 싶다고 외치는 세상을 향한 외침이라고.

나 또한 묵묵히 견딘다. 고틍스럽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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