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비
입원 중 독한 약 때문에 설사와 변비가 번갈아 찾아오며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통증으로 대부분 누워 지내자 장운동은 더욱 느려졌고, 입맛도 사라져 먹는 양은 줄기만 했다. 야채와 과일, 푸른 주스까지 챙겨 먹어도 일주일 넘게 아무 소식이 없었다. 가스만 가득 차고, 관장을 해도 잠 깐 뿐이라 답답함은 더했다.
결국 관장을 하게 되었는데, 간호사는 조금만 더 참으라고 했지만 몸은 마음처럼 따라주지 않았다. 힘을 주려 하면 줄수록 오히려 힘이 빠지고, 가스만 새어 나올 뿐 관장 효과는 전혀 없었다. 그렇게 여러 번 시도하고도 변화가 없는 현실이 서러우면서도 우스워 괜히 헛웃음이 났다. 그야말로 웃픈 하루였다. 몸도 마음도 쉽게 지쳤지만, 이 모든 시간이 지나면 결국 지나온 과정이 될 거라 스스로를 다독이며 하루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