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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쁘렝땅 Dec 08. 2022

부정의 힘을 믿는 사람

방어하고 맞는 게 낮다

주변인 중 나를 '염세주의자'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이 얘기를 들으면 부정하거나 기분 나빠하지 않는다. 어느 정도 맞는 말이니까.


자기 계발서나 온라인 영상을 보면 성공한 사람들 대부분은 긍정의 힘에 대해 말을 많이 한다. 사실 깊게 생각해보지 않아도 긍정의 힘은 오랫동안 내려온 성공의 원천이라는 건 누구나 다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부정의 힘을 더 믿는다.


물론 여기서 부정은 "무조건 안 돼!"가 아니다. 내 기준으로 그건 부정이 아니고 역정이라고 본다.


그렇다면 언제 긍정의 힘을 써야 하고 언제 부정의 힘을 써야 할까?


긍정의 힘은 단기적으로 힘을 끌어 올릴 때 효과적이다.

지금 당장 뜀틀을 넘어야 하는 체조 선수나 나보다 한 뼘이나 더 큰 선수를 상대해야 하는 복싱 선수 같이, 당장 두려움을 없애고 파이팅을 외쳐야 하는 사람들 말이다.

이런 사람들 옆에 서서 "할 수 있어!", "눈에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연습할 때 잘했었잖아!"와 같이 독려하고 응원해주면 확실히 자신감을 얻고 긍정의 에너지를 받아 좋은 결과를 낼 것이다.

하지만 "어휴 저거 넘겠냐...", "한 대 맞으면 기절할지 몰라.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포기하자", "결국 넌 안돼"와 같은 말을 한다면 당연히 안 좋은 기록이나 패배로 이어질 것이다.

그러니 당장 큰 에너지를 뽑아낼 수 있는 상황에서는 긍정의 힘이 필요하다고 본다.


반대로 부정의 힘은 장기적 관점으로 봐야 한다.

사업을 한다고 생각하자. 누구나 망하려고 사업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사업은 내 인생을 걸고 하는 돌이킬 수 없는 실전이다. 이번에 잘 안 됐다고 다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당연히 현실에서 도피할 수도 없다. 항상 "왜?"라는 물음을 해야 하고 "도대체 뭐가 문제인데?" 반문을 해야 하고 거대한 산을 넘고 바다를 건너야 한다.

만약 긍정의 힘만 믿고 간다면 산을 넘고 있는 내 신발 바닥이 너덜너덜해지는 것도 모를 테고 바다를 건너고 있는 내 배에 구멍이나 물이 차는지도 모를 것이다.

"잘 될 거야", "지금은 이래도 성공하겠지", "누구든 처음부터 잘 되는 사람은 없다"와 같은 달콤한 말보다는,

"위험하지 않아?", "이거 괜찮은 건가?", "내가 할 수 있는 거 맞아?", "포기도 전략이다"와 같은 현실 직시 적인 말로 환기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지금 온라인 서점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긍정"과 "부정"을 검색해보자. 압도적으로 긍정에 관한 책이 많이 나올 것이다.

우리 모두 긍정의 힘에 대해 맹목적으로 믿음을 가지고 있다는 단편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그 누구도 부정에 관해 이야기하려 하지 않는다? 왜? 이 단어는 불순하고 해만 끼치는 단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공하는 사람이 있다면 실패하는 사람도 있다.

맹목적인 긍정은 자칫 실패 했을 때 다가올 거대한 부정의 파도를 감당할 수 없게 된다. 멘탈이 무너지고 우울증에 빠질 수 있다.

그러니 긍정의 힘뿐만 아니고 부정의 힘도 키워 맷집을 가져야 한다.


이는 요즘의 스타트업 창업과도 연결되어 있는데 예전 같으면 일단 저지르고 봤다면 지금은 검증 가설을 세워 끊임없이 연구하고 수정해서 긍정과 부정의 비율로 사업화를 결정하기도 한다.

즉, 아닌 건 사업으로 연결 짓지 않는다는 소리다. 마냥 긍정적인 자기감정과 지식에 휘둘리지 않고 부정을 해보고 객관적으로 판단을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렇게 말해도 "그래도 사람이 긍정해야지! 그렇게 살면 안 돼!"라면 나도 할 말은 없다. 내 말이 정답은 아니니 말이다.

하지만 나는 최소한 모르고 맞는 것보다 적어도 가드라도 올리고 맞는 게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내 발로 걸어 나갈 수 있는 게 더 낫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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