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의 차이
'지구가 아프다', '자연을 깨끗하게 사용하자' 같은 말들은 사실 인간의 시점에서 표현한 것이다. 저 문장들을 절대적 진리라고 받아들이지 말고, 인간을 떠나 더 객관적인 시점에서 환경을 바라보자.
지구온난화로 예를 들어 생각해 보자. 지구의 평균기온이 올라서 날씨가 격변하고,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섬이 잠기기도 한다. 인간의 기준에서 본다면 이는 자연의 균형이 무너진 것이고, 이전 상태로 회복되도록 노력해야 할 일이다. 지구가 아프다고 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사실 자연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 단지 변화만 있을 뿐, 자연에 불균형과 격변이란 없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산불이 더 빈번히 나고 북극곰이 살 곳을 잃는 일을 막아야 하는 건 인간이 자신과 주변 생명이 무탈했으면 해서이지, 조건 없이 그래야만 하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 오염, 낭비, 피해, 파괴 등은 인간의 수식어이다. 산불이 온 지구를 뒤덮어 나무가 사라져도, 그냥 그런 일이 있는 것뿐이다. 바다가 해양쓰레기로 가득 차도, 인류가 멸종되어 자연과 생태계가 수백만 년 전처럼 변해도 지구에게는 희극도 비극도 아닌 변화일 뿐, 그 상태로 '존재'한다.
여담으로, 인간의 행보가 자연을 거스른다는 시각도 있다. 내 생각에는 그렇지 않다. 매연으로 대기가 검게 변해도, 쓰레기 산이 수백미터에 달해도 자연스럽다. 물론 환경보호를 외치며 그런 것들이 줄어들어도 자연스럽다. 인간은 자연의 일부이고, 인간의 모든 생각과 행동 또한 자연의 일부이다.
'푸르른 산과 바다, 만물과 생명의 보고여야만 자연이다'라는 암묵적인 가정이 깔려있는 것 같아서, 인간의 시점을 한 꺼풀 벗겨내는 생각을 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