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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사탕 Oct 11. 2023

나무 한그루

뜨거운 여름날

머리숱이 풍성해진 나무

나에게 이리 오라 한다

키가 크고 곧게 뻗은 가지 끝에는

초록물결이 반짝


커다란 나무 그늘 아래

잠시 등을 대고 앉

시원한 바람이 불어

영원한 것은 없거늘

영원할 처럼...

가만히 눈을


어느새 빨갛게 성난 모습으로

성가신 잎을 하나 둘 털어내는 나무

내 머리 위에도

떨어진 녀석들이 바스락거린다.

살살 털어내고

한 발짝 물러선다.


가을태풍은 두려움이라 했던가

강한 바람이 거세게 불어

나무가 뿌리째

넘어갔다

작은 풀잎들은 제쳐두고

커다란 나무만 쓰러트렸다

그늘이 되어준 푸르른 나무여

이젠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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