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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나나라이온 Aug 13. 2023

나 자신을 더 알아가고 믿을 수 있는 기쁨

내가 가장 행복했던 때는?

즐기면서 잘 살아갈 수 있어요

즐기면서 살아갈 수 있어요~ 내 개성에 사는 이 세상이에요~ (DOC와 춤을에서 가사 일부 발췌)

나는 남들보다 사소한 곳에서도 쉽게 행복을 느끼는 편이다.

전혀 준비하지 못 한 기말고사를 눈 앞에 두고도 마카롱을 먹으면 쉽게 걱정을 해소하고, 취준을 앞두고 미래에 대한 우려가 엄습해와도 친구들과 춤을 추며 쉽게 불안을 떨쳐낸다.


겉에서 보면 스트레스에 면역력이 있는 편으로 보일 수도 있다 (실제로 주변 친구들보다는 스트레스에 유하게 대처하는 편이기는 했다). 하지만 그 기저에는 단순한 낙관주의보다는 내 자신에 대한 이해가 어느 정도 깔려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쉽게 말해,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불안한 상황 속에 내가 좋아하는 것을 미리 배치시켜 정신적 공격에 버틸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위와 같은 이유로, 나는 현재 다시 고난길이 성한 이직길에 놓여있음에도 내 인생에 꽤 만족하는 편이라고 자부한다. 그러나 평소보다도 내게 가장 행복했던 때를 떠올려보자면, 나의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남들도 인정할 만한 성과를 냈을 때가 기억이 난다.


주눅듬을 숨기기 위해 자신을 숨겨버리다


위에서 보여줬던 긍정적인 모습과는 달리 나는 비교적 자존감이 낮은 편이다 (어찌 보면 이 때문에 미리 행복한 것을 찾아 스스로를 더 우울하게 만들지 않고 보호하려는 본능적인 움직임이었을 수도 있겠다).


스스로를 낮추고 숨기고 눈에 띄지 않게 했던 내 과거


그러다 보니 스스로를 낮추고, 남들에게 맞추려는 경향이 있다. 아예 조용히만 있지는 않지만, 상대방과 의견 충돌이 발생하면 상대가 더 맞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한 발 물러주는 편이다. 특히 회사 일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사회초년생 때는 스스로가 많이 부족하다 생각하고 일단 무엇이든 남의 의견이 맞을 것이라고 전제하고 일을 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러던 어느 날, 자기 자신에 대한 틀을 스스로 부수게 해준 기회가 나타났다. 2022년 9월, 첫 회사를 퇴직하고 기존에 했던 블록체인 공부를 계속하기 위해 블록체인밸리라는 학회에 참여하게 됐다. 당시 리서치팀으로 지원한 나는 달마다 작성해야 하는 리서치 페이퍼를 쓰기 위해 선배 및 동료가 적절히 섞여 한 팀에 배치됐다. 그러나 누구도 리서치 페이퍼 방향성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이었고, 조금이나마 팀을 도와주고자 이전 회사 경험을 토대로 어떻게 방향성을 정할지 조용히 의견을 제시했다.


가면 벗고 허심탄회하게 부딪혀 보자


의견만 제시하려다 졸지에 리더 된 김에 끝까지 내 식대로 해보자


현재 업계 트렌드가 어떻게 되는지, 각 팀원 실력을 반영해 어떤 수준의 페이퍼를 작성해야 하는지, 매주마다 어떻게 글을 써야 하는지 등, 이전 회사 경험을 반영하며 나름 스스로 생각해본 방향성을 팀원들에게 내 아이디어를 상세하게 공유했다. 의견을 발설한 직후, 괜히 신입 기수가 선배 기수한테 깝죽거린 것은 아닐까 싶었지만, 의외로 팀원들은 내 의견에 동의해줬고, 결국 내가 제시한 의견대로 리서치 페이퍼 작성이 진행됐다.


그렇게 갑작스레 팀 리더가 됐고, 이왕 내 의견대로 진행하게 된 김에 내가 만족할 수 있게끔 더 신경써서 결과물을 제작하게 됐다. 최종본이 만들어지고, 전체 학회원들한테 발표하고서도 대다수가 이견없이 좋은 리서치 페이퍼였다고 평가했다. 아무리 학생들끼리 협업하는 학회 활동이었다지만, 스스로에 대해 계속 불신하던 내가 자발적으로 리서치를 진행하고, 큰 탈없이 팀원들을 리드할 수 있었다. 이 사실 하나는 내게 있어 자기 자신이 한참 부족하다는 고정관념을 깨뜨려주고, 성장 발판을 제시해주는 계기가 됐다.


더 행복해지기 위해 더 주도적으로


나중에는 위 경험을 토대로 VC 및 다양한 기업들과 협업해 산학 협력 리서치도 여럿 진행했고, Mama Ventures와 같이 제작한 자료는 유명 블록체인 관련 리서치 플랫폼 “쟁글”에도 기재되기도 했다.


주도적으로 나를 이끌고 남을 이끌 수 있는 최상의 기쁨


자신감을 갖추면 자그마한 일이라도 보다 적극적은 태도를 갖고, 더 주체적으로 일에 애착을 갖고 일할 수 있게 된다. 스스로에 대해 불신하던 나는 이전에는 남들이 제시한 대로만 움직이려 했다면, 이번 일을 계기로 자기 자신이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 고민할 줄 알게 됐다. 내가 조금 더 “나처럼” 일할 수 있게 해준 학회에서의 리서치 활동이 내게는 가장 행복한 순간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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