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모닝 페이지를 쓰고 소로의 문장들을 읽었다.
그래, 이런 느낌이었지. 자연관찰사색은.
내가 전에 쓴 모닝 페이지를 들쳐보다가 마음에 탁 걸리는 문장들이 있었다. 책상 서랍을 열고 노란색 형광펜을 찾았다. 이제 나는 내 글에 밑줄을 긋는다. 밑줄을 긋는데 과거의 내가 살짝 멋있고 고마워진다.
좌절 속에서도 한 문장 썼던 내가. 뭔지 모를 마음을 뭔지 모른다 썼던 내가. 빛나는 무언가를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썼던 내가.
그때의 나는 스스로를 전혀 멋있다 여기지 않았는데, 지금의 내가 보면 멋있다. 그렇다는 건 어쩌면 지금의 나도 미래의 내가 보면 꽤 멋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230813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