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이 어렵지 시작만 하면 계속한다
어제 책 편집을 밤 9시 반부터 다섯 시간이나 했다. 시작이 어렵지 시작만 하면 계속한다. 호텔에서 인디자인은 열어본 것만도 도움이 된 것 같다. 오늘은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프린터로 뽑아본다는 마음으로 선별한 만화들을 페이지에 앉혔다. 요즘 책 만들면서 드는 생각인데 나는 만화를 너무 많이 그렸다. 너무 많이.
새벽 2시를 넘겼다. 제대로는 아니지만 넣으려고 했던 내용들을 대략 넣어서 프린터 출력 버튼을 눌렀다. 위잉 처커덕 위잉 위잉 소리를 자장가처럼 들으며 안방으로 비틀비틀 들어갔다.
아침에 눈을 떴다. 어제 인쇄한 걸 바로 보진 않았다. 요가 스트레칭을 하고 청소도 좀 하고. 다른 핑계 게 줄어들 때쯤 어제 프린트 한 걸 집었다. 묵직했다.
이렇게 프린트해서 보면 매번 감정이 인다. 왜 종이 위에선 내 그림이나 글이 달라 보일까? 그 미묘한 이질감이 내 목구멍에 파장을 일으킨다.
이 내용이 앞으로 가는 게 낫겠는데? 생각을 하다가 펜을 들었다. 이런저런 수정사항을 체크했다.
음. 만화가 많으니 분위기가 좀 가볍다. 자연 관련해서 쓴 글이 이렇게 없었나.
만화는 줄이고, 글을 많이 넣을 것.
자연관찰사색.
230812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