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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렌치 Jun 14. 2023

깡다구를 갖게 되기까지

깡다구, 근거 있는 자신감_해외 취업

'깡다구로 돌파하기' 글에서 한참 코로나 위기가 터졌을 때 프랑스 구직 전선에 뛰어들어 취업을 하게 된 과정을 썼다. 


그런 깡다구는 어떻게 가질 수 있게 되었을까?


2020년 초, 바위에 계란 던지기와 같이 구직을 시작했다. 하지만 다시 0에서 시작하여 일을 찾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마치 화살을 과녁 중앙에 맞힐 때까지 쉴 새 없이 쏘는 것처럼 내 이력서를 여러 군데 돌렸지만 서류 전형에서조차 쉽게 첫 문턱을 넘기가 어려웠다. 간신히 서류전형을 통과하여 면접을 보면 또 번번이 떨어지고 말았다.   

가장 답답했었던 것은 면접 이후에 왜 내가 채용되지 않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던 것이다. 아무리 연락을 해도 돌아오는 답장은 없었다. 도대체 내가 무엇을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지 피드백을 주는 사람이 없었던 것이 가장 힘들었다. 


그때 나도 모르게 이런 회의적인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나의 경험과 업무능력이 문제가 아니라 혹시라도 내가 외국인 여성이라서, 아이 엄마라서, 경력 단절 경험이 있었기에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걸까?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나는 직접 프랑스 고용센터(한국으로 치면 고용복지센터)에 찾아가서 구직을 위한 교육 과정이 있는지 그리고 내가 그 과정에 지원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지를 물어보았다. 

프랑스의 고용서비스센터 사진 (폴 앙플로아)


감사하게도 외국인으로서 일을 할 수 있는 법적인 자격만 있다면 구직 훈련 프로그램에 지원할 수 있었다.

그때 추천받은 프로그램은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작성 방법'과 '나의 가치 발견하기'였다.  


가장 도움이 되었던 건 '나의 가치 발견하기 프로그램'이었다. 다양한 인종과 연령별 사람들이 나를 포함하여 열 명정도가 이 프로그램에 이 주 동안 참가했다.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고 객관적으로 분석해 본 후 이를 공유하는 시간이 있었다. 나뿐만이 아니라 사실 모두들 "내가... 하기 때문에 혹은...으로 인해 채용되지 않는다"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나 혼자만 그런 조건들로 인해 위축된 것이 아니었구나!'를 깨달은 순간 한 줄기 빛을 보는 것 같았다. 



나를 위축하게 만들었던 조건들은 사실 나 자신 스스로가 그에 대해 떳떳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한 조건들에 관한 언급이 나올 때마다 하나하나 정당화 하려다 보니 나도 모르게 방어기제로 바뀌어 내가 나를 견고한 성 안에 가두고 있었다.

이 사실을 인정하고 보니 이제는 두려울 것이 없었다. 

그 조건들도 나 자신이고, 나의 가치 있는 모습 중 하나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해당 훈련 프로그램에서 교육자가 마지막 시간에 내게 했던 말이 아직도 생각이 난다. 

"미안한 말이지만 처음 당신을 봤을 때 솔직히 저는 이렇게 생각했었어요. 이 작은 체구를 가진 여성이 어떤 자신감으로 무엇을 하러 여기까지 왔을까? 그런데 지금은 저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다 동의하고 있어요. 당신에게서 나오는 아우라와 강인함이 여기에 모인 사람들을 이끌고 있었고 어느새 당신이 그들의 중심에 있었어요."


진짜 깡다구는 근거 있는 자신감에서 나온다. 

그리고 그 근거 있는 자신감은 내 연약함과 부족함까지 포용할 수 있는 강인함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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