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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작깨작 Feb 13. 2024

숨구멍

시간을 견디는 방법

역시나 자주 보니 힘들다 화가 나고 싫다

상대의 이기심, 욕심, 교만.. 또 뭐라고 설명해야 하나 어쩌면 그리도 한결같을까 마주치지 않는 게, 선을 넘지 않는 게 제일 좋은데 역시나 또 내가 너무 힘들다


시간이 흐르면 이해되는 게 아니라 안 보려고 노력하다 보니, 내가 살아갈 만큼의 숨구멍이 생긴 듯하다 그런데 그 숨구멍이 또 막혀버렸다 머릿속이 맴맴 거린다 눈알이 욱신거린다


작은 아이 축구를 데려다주고는 곧바로 도서관엘 갔다 큰 아이가 부탁한 윤태호 작가의 책 2권을 골라놓고 서가를 서성거리다 책 1권을 찾았다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쉬운 일은 아니지만>이라는 책을  챕터 정도 읽다 빌렸다


내가 느끼는 이런 마음은 힘든 게 맞다는 공감, 위로해 주는 손길, 나의 감정이 극히 정상이라는 생각, 나 말고도 이런 마음이 또 있구나 싶은 안도


순간 깨달아졌다 난 힘들 때 책을 보며 위안을 느끼는구나 기도로 내 마음을 다 쏟고, 나와 비슷한 이의 글을 읽고, 끼니 거르지 않고, 신랑과 두 아이의 일상을 함께 하며 그렇게 이 시간을 견디는구나 물론 지금처럼 글을 남기는 것도 내 숨구멍들 중 하나구나


숨구멍을 내서라도 살아내 보려고 노력하고 있구나

나도 모르는 사이 만들어진 숨구멍들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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