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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니니 Dec 19. 2022

글쓰기파의 행동수칙

이은경 샘 죄송해요 2탄

밥을 지으려면 쌀이 필요하다.

글을 쓰려면 글감이 필요하다.

쓸 걸 모아야 한다. 영감이라는 것이 마구 자주 떠오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평소에 틈나는 대로 저축해야 한다. 게다가 책을 읽고 또 베껴 쓰다 보면 내 글을 쓰게 된다는 말씀이다.

베껴쓰기로 결심하면 또 어떤 걸 고를까 고심하지 말고 그저 손 닿는 걸로 시작하면 된다.

막 쓰기 시작한 사람들의 글은 책 속에 얌전히 자리 잡은 글들에 비해 초라할 수밖에 없음을 인정하고

일단 필사를 시작해 본다.

생활 속에서 글감을 저축하는데 이때 메모는 되도록 간단하게 해야 한다. 아니면 말고 식의 담담한 마음으로 적어둔다. 단어와 문장도 수집해 둬야 한다.    


쓰기 시작하면 말하듯이 누구를 위해 쓸 것인지 생각하면서, 글 대신 사람을 떠올려 보는 방법을 추천한다. 뭘 쓸지 시간을 버리지 말고 앞에 누군가가 앉아 있다고 생각하고 그 사람에게 무슨 이야기를 할 것인지를 글로 써보는 것이다.


어떻게 쓸까 고민이 되면 쉽게 쓰라고 하신다. 한번 읽어볼 마음이 들도록, 되도록 덜 지루하게, 초등생이 읽어도 이해가 되도록 친절하고 자세히 써야 한다.

그리고 부정적인 감정이라도 좋으니 솔직하게 쓴다.  

글쓰기 방법적 측면으로 보면 나랑은 안 맞다 싶다. 늘 간단명료하게 핵심만 말하는 것을 자랑(?)으로 여기면서 사는 재미없는 사람이, 쉽고 덜 지루하고 친절하게 그러면서 솔직하게 쓴다는 것이 말랑말랑 해지는 듯하면서도 조금 부자연스럽다.  

   

선생님은 빠르게 일단 막 쓰고 나중에 잘 고치는 전략을 추천한다. 고칠 때는 소리 내서도 읽어보면서 고치고, 인쇄해서 읽어보면서도 고치면 된다.


첫 문장을 쓰고 나면, 어떤 흐름이 당신을 마지막 문장까지 이끌어줄 것입니다 - 파울로 코엘료     




글쓰기는 시작이 반이 아니라 다인 거 같다. 뭐라도 쓰기 시작했다면 그다음 고치면 되니 말이다. 그래서 선생님도 일단 쓰기 시작하자를 강조한다. 시작하려니 어떻게 뭘 시작하죠에 대한 답으로, 말하듯이 쉽게 막 쓰라고 한다.


뭐라도 꾸준히 오래 하기 위해서는 힘을 빼는 것이 필요하다. 최선보다 차선이 나을지도 모르는 것처럼 말이다. 육아도 그렇고 아이의 공부도 그렇다. 묵묵히 꾸준히 해내야 한다. 하기로 했으면 그냥 하는 거다.

욕심을 버리면 메모가 즐거워진다면서 매사에 지나치게 정성을 쏟으면 얼마 못 간다는 작가의 말이 내게는 절절히 와닿는다. 용을 쓰고 애를 쓰다 보면 이미 그러느라 진이 다 빠져버려 정작 핵심은 오래도록 못해내기 때문이다.  


몇 편 안 되는 글이라도 긁적이면서 느낀 점은,

매 순간 경험하는 일들이 글이 되려나... 하는 생각을 한 번쯤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한 번은 생각을 더 하게 되는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도 이런 단어, 저런 문장은 참 괜찮구나. 어떻게 이렇게 표현할 수 있지? 이렇게 표현하니까 참 와닿는다, 나도 저렇게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는 점이 이전과는 달라진 점이다.

그리고 세상에는 좋은 글이나 멋진 책들이 많은데, 그런 책들을 읽어보고 싶다고 강렬한 유혹을 느낀다는 점이 전과는 다르다.    



#어른의 글쓰기 #일단 써 #이은경 선생님 #오후의 글쓰기

#사진출처:픽사 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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