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생각한다'는 뜻으로 독자는 잘 해석할 것이라고 아이가 말한다.
나는 필사를 할 테니 너는 숙제를 하여라...
그리하여 필사를 시작했다. 아이가 숙제하는 시간 동안 꾹 참고 나란히 앉아서 옮겨 적는다.
잠깐의 참회와 다짐의 시간을 가진다.
적다 보면 손이 아프도록 적기도 하고, 한참을 멈춰 있기도 한다.
"제가 노력했는데도 아이가 안 바뀌어요." 노력한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이제 한 달이 지났을 뿐.
문제는 몇 년에 걸쳐 쌓여 왔습니다.
왜 아이는 쉽게 변해야 하나요? 아이가 쉬운 존재이길 원하시나요?
다른 사람의 몇 마디 말, 몇 번의 관심에 바뀌는 가벼운 존재이길 원하시나요?
('하루 10분, 내 아이를 생각하다' p47 서천석 지음)
자식이 잘하면 '내가 운이 좋구나' 감사하면 그만이다.
자식이 못하면 '내가 더 도와줘야지' 결심하면 그만이다.
잘난 체도 말고, 주눅 들지도 말자.(p44)
잠깐의 시간 동안 조금의 강도로 노력해 놓고 떼를 쓴다.
서천석 샘의 질문에 대한 답은 가벼운 존재가 되길 바라지 않는다 인데,
어미 말은 다르지 않나?(어미가 말하는 건 신속. 정확하게 좀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요)라고
소심하게 구시렁 거려 본다.
불평의 기저나 화가 나는 이유에는 남의 떡에 대한 질투는 아닐까.
다른 아이나 부모의 노력은 모르겠고, 잘한다는 결과만 내 눈에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얄팍한 공짜 심리와 성숙하지 못한 조건부 사랑 심리가 내면에 작동하는 거 같다.
정말 불편한 진실이 아닐 수 없다.
아이 키우기는 그리 어려운 것은 아니다. 어려운 건 인생 그 자체이다.
아이는 가장 솔직한 내 모습을 본다. 나와 가장 가까이 있고, 내 날 것의 모습이 다 드러난다.
이것이 뼈 아프다.
숨기지 못한다. 그래서 어렵다.
자기 자신과 정면으로 맞서기 어려워 육아가 어렵다. (p37)
내 날 것을 아이가 보고 있다.
사실 최선을 다해 끝까지 해내는 끈기와 어떤 일에 대한 열정,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길 기도하고 아이에게 가르친다.
하지만,
이미 육아 자체에서, 아이가 보고 있는 삶의 태도가
나는 감정조절이며 습관 들이기 등의 노력을 최소한으로 하고 싶고
내 아이는 자기 주도적으로 좋은 습관을 들이고, 열심히 공부를 잘해나가고,
독서습관도 잘 들이고,
모든 도전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열정을 보이고,
주변의 것에 감사할 줄 아는 등의 긍정적인 태도를 바라는 모순을 저지르고 있다.
어릴 적 잘못을 저지르면 빽빽이(깜지) 숙제를 벌로 하듯이
깜지 ( - 紙, 빽빽이 , 빡지 )는 흰 종이에 글씨를 빽빽하게 쓰는 벌을 일컫는 속어이다. 이 벌은 주로 학교에서 교사가 잘못을 저지른 학생에게 주로 내리는 벌이다(출처:위키백과)
열심히 필사를 하고 나면 그간의 내가 아이에게 저지른 잘못이 사라졌으면 좋겠다.
그동안 내가 저지른 과오들을 용서받고 싶다.
사랑하고 믿을 수 있고 인정하고 지지해 주는 그런 엄마로
아이와의 관계가 안정적으로 회복되길 간절히 소망한다.
'사랑은 인내심을 쉽게 잃지 않는다.
사랑은 건설적인 방법을 찾는다. 사랑은 소유하지 않는다.
사랑은 참는 데 한계가 없고, 믿음에 끝이 없으며,
희망이 시들지 않음을 안다.
실제로 사랑은 다른 모든 것들이 무너진 뒤에도 여전히 남아 있는 한 가지이다.'
인내하며, 뭔가 다른 방법이 없을지 찾고, 내가 애썼다고 아이를 소유하려 들지 않으며,
아이에 대한 희망과 믿음을 잃지 않는 것. (p38)
나도 그렇게 내 아이를 사랑하고 싶다. 사랑...
# 사진출처: 픽사베이
# 하루 10분, 내 아이를 생각하다 # 서천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