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관계와 감정 두 번째 이야기는 나와의 관계이다. 관계의 사전적 의미는 둘 또는 여러 대상이 서로 연결되어 얽혀있음이라고 되어있다. 물리적으로는 나 혼자는 관계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나의 내면에 나도 아직 다 모르는 많은 내가 서로 관계를 맺고 갈등하고 타협하고 있기 때문에 다분히 나에게 느끼는 감정도 "관계에 대한 감정"이 될 수 있다고 우겨본다.
코칭대화 중 관점 전환 질문에서 "헬리콥터를 타고 하늘에서 나를 바라보았을 때 어떻게 보이는가?"라는 질문이 있다. 나도 한번 유체이탈이 되어서 여러 가지 상황의 나를 위에서 바라보면 어떤 나와의 관계에서 무슨 감정이 드는지 생각해 본다.
나만의 익숙한 공간과 관계에 있는 나는 편안하다.
누군가 나로 인해 성장하고 있는 것을 보는 나는 뿌듯하다.
계획한 것을 미루는 나는 심란하다. 못 마땅하다.
준비가 잘되어 발표를 잘하는 나는 괜찮네!
누군가를 위해 무언가를 준비하고 그들의 반응을 기대하는 나는 설렌다.
아이들 얼굴만 보면 잔소리만 하는 나는 안타깝다.
하루 종일 자료만 준비하는 나는 지친다.
복잡한 관계, 어려운 일에서 피하고 싶은 나는 비겁하다. 불안하다.
아직도 나 때문인 것 같지 않은데 그렇게 돼버린 나를 보는 나는... 서럽다.
아직도 또 다른 나를 알아가고 있는 나는 신기하다.
내가 다양한 나에게 느끼는 감정이 이처럼 많을 줄 몰랐다. 사실 더 있는데 다 썼다가는 나를 다 들킬까 봐 여기에서 줄여야겠다. 지금도 여러 명의 내가 서로 타협하지 못하고 맘에 안 들어하고 있는 나를 보니 참 답답하지만, 그 모습이 나 인 것을 공감하고 인정해 주는 것이 자존감 높은 상태의 건강한 나를 만들어가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 같다. 마치 KCA 코칭역량 중 코치다움의 자기 인식에서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고 신뢰한다."를 실천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