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축하합니다. 생일축하합니다. 사랑하는 아무개 생일축하합니다.~
어릴 적부터 나는 유난히 생일을 좋아했다. 초등학교 때는 친구들을 잔뜩 불러 집에서 놀았다. 엄마는 케이크 대신 직접 만드신 호박잎 빵? 뭐 이런 것에 촛불을 붙여주셨다. 진짜 케이크는 아니어도 마냥 신났던 기억이 난다. 왠지 생일날 만은 내가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확실했던 것 같았다.
결혼 후에는 의무적으로 챙겨할 생일이 많아졌다. 그래도 최소한 일 년에 각자의 생일은 축하받아야 한다는 생각은 변하지 않았다. 이벤트를 좋아하는 나 때문에 우리 집 생일은 항상 다이소에서 사 온 풍선과 반짝이로 장식이 된다. 생일자는 눈을 감고 나와 노래를 부르고 초를 분다. 풍선 부는 소리, 테이프 붙이는 소리, 심지어는 불다가 풍선 터지는 소리로 이미 다 눈치챈다. 하지만 준비한 가족들을 생각해서 서프라이즈 한 것처럼 감동해 준다.
오늘은 내 생일이다. 그동안 훈련시켜 놓은 남자들은 역시나 세팅해 놓은 시나리오대로 준비한다. 다이소 장식, 장미꽃, 와인 그리고 선물... 아이들은 각자 준비한 카드와 선물을 주면서 너무나 이쁜 미소를 선사한다. 다소 의무가 돼버린 생일파티 일정이지만 기분은 좋다.
생일... 생일의 의미는 음... '존재감'으로 정의하고 싶다.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한다 것을 생일을 통해 공식적으로 확인시켜 주는 것이다.
이틀 뒤는 큰아들 생일이다. 생일이 연이어 있어서 가끔 생일파티 피로도가 있지만, 그래도 생일자를 위해 가족 모두 분주해질 것이다. 생일을 통해 요즘 학업 때문에 지치고 작아져 있을 아들의 '존재감'을 확실히 해줘야겠다.
'당신이 이 세상에 존재해 줘서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