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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이 Dec 26. 2022

책방의 선물

염치없이 받은 것들

가만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많은 선물을 받았다. 직접 구운 빵, 과자, 사진, 그림, 책 등등의. 오천 원을 받으면 오천 원어치의 커피를 내어드리고, 오롯이 내 취향인 책들을 진열하고, 내가 정해둔 시간에 문을 여닫았을 뿐인데.


이 공간에서 위로를 받았다고 말씀해주시는 분들이 종종 있다. 내가 내리는 커피보다 값진 마음을 돌려받는다. 어떤 날은 피곤함에 온 마음 다해 이 일에 임하지 못한 적도 많은데, 뒤에 앉아 몰래 하품이나 하며 집에 가고 싶단 생각을 되뇌던 날도 있었는데.


내가 해야 할 것은 감사함을 잊지 않는 것, 꾸준한 것, 변함이 있더라도 좋은 방향으로 변하는 것, 그리고 오래오래 머무는 것.


책방을 운영하다 보면 손님이 숫자로, 세상이 온통 돈으로 보이는 순간이 문득 생긴다. 그럴 때면 드린 것도 없는데 염치없이 기쁘게 받아온 것들을 생각한다. 감사하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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