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종이 Dec 03. 2022

115일 차 사장

22.9.28

커피의 '커' 자도 모르던 내가 어느 순간 카페에, 책에, 그것들이 있는 공간에 푹 빠져들어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다. 시작은 그저 '마셔보는' 느낌이었지만. 불과 일이 년 전만 해도 카페에 가면 아이스 초코를 시키던 나인데 이제는 하루 한 잔의 아메리카노가 소소한 낙이 되었다.




조금 헛돌아 다루기 어렵던 문의 열쇠구멍 이젠 척하고 열 수 있게 되었고, 기계들의 전원을 누르며 음악을 틀고 환기를 시키는 동작들이 꽤나 매끄럽게 이어진다. 상상했던 것보단 외롭고 때때론 지루하기도 한 일이지만, 내가 바라는 대로 이곳을 이용하고, 즐기다 가시는 분들을 '이 공간을 만든 사람'으로서 보고 있을 때면 속으로 '그래 이거면 됐다.'는 생각을 한다.


어쩌면 오늘도 적막함 속에 펜을 들었지만 글을 쓰다 보니 며칠 묵은 감정들이 종이 속으로 녹아드는 것이 느껴진다. 힘이 빠졌지만 느슨한 마음 그대로 하루를 무사히 마무리하는 것이 오늘의 목표.

작가의 이전글 나를 위한 커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