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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이 Dec 02. 2022

나를 위한 커피

22.9.23

오랜만인 기분으로 출근을 하자마자 다른 일은 다 제쳐둔 채 나를 위한 커피 한 잔을 내려 마셨다. 커피가 끓는 동안은 참지 못하고 이것저것 정리를 했지만. 오후엔 날씨가 좋다던데 지금은 꼭 비가 올 것 같은 먹먹한 하늘이 보여서 얼음을 넣을지, 뜨거운 물을 부을지 고민하다 얼음을 넣었다. 아직은 아이스커피의 계절이라고 우겨보고 싶으니깐.



잠을 깨우기 위한, 순전히 효과나 기능만을 위한 그런 커피가 아니다. 주말 전의 고요함을 즐기고자, '여가'의 의미를 갖는 커피.


텅 비어있는 작은 내 가게에서, 한 달이면 다 떨어져 버릴 것 같은 창 밖의 나무를 보며, 흔들리고 떨어지는 잎들을 감상하며 마시는 커피. 나를 위한 시간은 자꾸 미뤄두게 되지만 때때로 , 아니 종종 나를 위한 커피를 내려야지 다짐을 하는 아침이었다. 이 공간이 내게 주는 의미를 잊지 않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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