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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이 Dec 04. 2022

다 지나간다는 말

22.11.18

시간이 흐른다는 것, 잠자코 있다 보면 모든 일은 다 지나간다는 것. 어느샌가부터 ‘시간’이라는 것에 무척이나 집착하게 되어서 순간, 순간들이 내가 깜빡 눈을 감은 새에 지나가 버릴까 무서워하던 날들이 이어졌다. 슬픈 날이면 결국 이 감정도 어디론가 흘러 사라질 것이라는 안도감이 들기도 했지만. 좋은 날이면 감정이라는 것이 얼마나 짧게 왔다 가는지 아쉽기만 했다.


스물다섯의 끝자락 ‘무작정’이라는 말이 어울리게 나는 무작정 카페, 혹은 책방 사장이 되어있다. 처음 해보는 장사에, 하루 중 잠깐은 덜컥 겁이 날 때도 잦다. 처음이라 서툴고 불안한 이 시간 들도 곧 어디론가 흘러가 버리겠지. 이 감정들도 다 옅어질 테지. 하지만 분명 내 속의 어딘가에 차곡히 쌓이고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의미도 없이 찾을 수 없는 곳으로 흩어져 버린 게 아닌, 어딘가의 종착지를 향해 흘러들었기를. 오늘로부터 먼 날 언젠가에 켜켜이 쌓아둔 시간과 감정과 그 기억들이 과거를 너머 새로운 날들로 나아갈 힘을 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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