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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비전재복 May 03. 2024

*푸른 5월 달리고 달린다

숨 가쁘게 달려온 한 주(156)

*푸른 5월 달리고 달린다



날아라 새들아 푸른 하늘을/달려라 냇물아 푸른 들판을/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잎새달 사월을 지나 푸른달 오월이 열렸다. 푸른달 오월은 희망의 달이고 사랑과 감사의 달이다. 신록처럼 꽃처럼 아이들은 힘차게 자란다.

어른들 또한 투명한 봄 햇살 속에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나설 것이다.


싱그러운 초록의 대합창은 날마다 울려 퍼지고, 잎새달 4월에게 바통을 넘겨받은 푸른달 5월의 꽃들도 걸음새가 바쁘다. 이팝꽃, 오동나무꽃, 등꽃, 아카시꽃이 마구마구 향기를 퍼뜨린다.

숲은 더욱 풍성해지고 들판의 보리밭에선 통통하게 보리알이 여문다. 저기 어디쯤 종달새의 알콩달콩 신접살이도 깨소금을 볶는갑다. 오르락내리락 부산을 떤다.



나름 참 바쁘게 오월의 첫 주를 보낸 것 같다.

월요일은 학습관 글쓰기반 1학기 종강, 화요일엔 마을주민 30여 명이  임실 치즈마을과 붕어섬으로 선진마을 견학을 겸한 야유회를 다녀왔다.


기쁜 일은 우리 옥정마을(이장 이충현)이 올해 마을 가꾸기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상당한 자금을 지원받게 되었다고 한다. 어느 때보다 주민들의 단합과 협동이 필요한 시점! 그래서 본격적인 농사철이 시작되기 전에 봄소풍 겸 선진마을 견학을 계획한 것이다.

모처럼의 나들이에 고령으로 몸이 많이 불편하거나 직장 일로 바쁜 몇 사람을 제외하고, 89세의 어르신부터 50대의 젊은이까지 30여 명의 주민들이 소풍길에 나섰다.


8시 반에 출발하여 한 시간여를 달려 목적지에 도착했다. 치즈마을 형편에 따라 시간을 맞추느라 먼저 붕어섬 관광을 했다. 평일임에도 관광객이 제법 많았다.

연한 안개를 두르고 우리를 맞이한 붕어섬! 공중에서 내려다보면 영락없는 붕어모양이어서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육지와 연결된 출렁다리를 건너면 동화나라 같은 꿈의 정원이 펼쳐진다. 잘 가꿔진 육지 속의 섬 전체가 아름다운 정원이었다. 계절마다 바꾸어 피는 꽃들로 사계절 어느 때나 찾아도 좋을 것 같다.


다음으로 옮겨간 곳, 너무나 유명한 임실 치즈마을!

한번 슬쩍 둘러보아서 무엇을 얼마나 배울까만, 몇 년에 걸쳐 쌓아 온 그분들의 노력과 운영의 묘를 압축한 특강까지 청해 듣고 나니, 굳은 신념의 헌신적인 지도자와 마을 주민들이 협동하고, 오랜 시간 공들여 일궈낸 훌륭한 결과에 찬탄의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 마을이야 이제 겨우 첫걸음을 시작하지만, 능력 있고 뚝심 있는 이장님과 부녀회장을 중심으로 몸과 마음을 모아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오늘의 꽃은 '피자 만들기' 체험! 너무 좋았다. 내 손으로 만들고 즉석에서 구워 먹는 피자 맛은 시중에서 사 먹는 그 어떤 피자보다 맛있었다.


그리고 목요일엔 2학년 우리 은성이네반 공개수업 참관을 했다.

담임선생님의 부탁으로 수업도우미를 하게 되었다. 그림동화책을 읽어주는 일이었다.

화면에 크게 띄운 동화책을 보며 귀로는 할머니의 구연동화를 듣는 아이들의 눈동자는 호기심으로 반짝였다. 중간중간 책의 내용을 되짚어 선생님과 주고받는 질문과 대답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그리고 금요일인 오늘,

보리밭이 바다처럼 펼쳐진 미면 들판에서 꽁당보리 축제에 참여했다.

우리 시낭송 연구원 회원들은 봄날과 보리밭을 주제로 시낭송과 시극형태의 퍼포먼스를 무대에 올렸다.

관객석에만 천막이 쳐지고, 지붕도 없이 사방이 개방된  뙤약볕 아래에서의 시낭송은 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잘 들리지도 않았을 내용, 우스꽝스런 몸짓이 아니었을까 하는...



음력으로 3월 25일인 오늘, 나는 일흔네 번째의 눈부신 봄날을 맞았다.

아침엔 남편이 작은 과일가게 한쪽을 털어왔음직한 상자들에서 몇 개씩만 꺼내어 과일로 한상을 받고, 두둑한 축하금까지 받았다.

남편 아들 딸, 어린 손녀의 축하까지 받고 보니 어머니 생각이 간절하다.

살아계셨으면 백 살도 훨씬 넘으셨을 내 어머니!

일흔네 해 전, 병중에 생사를 오가며 나를 낳으신 어머니의 産苦를 떠올렸다. 

한없이 그립고 너무너무 보고 싶은 내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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