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
나와 마주하기
나의 일상에서 지속적으로 문제가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을 곰곰이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 보았다. 그러던 중 도저히 혼자 답을 찾을 수 없게 되자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어렵게 여동생과 통화를 하게 됐고, 여동생이 항상 해주던 말이 예전에는 들리지 않았는데 이제는 들리는 것이다. 나와 대화하다 보면 나는 항상 "나는 이래서~ 나는 이런 사람이라서, 나는 이런 상처가 있어서~" 이런 말을 자주 한다고 한다. 언니는 왜 자꾸 스스로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언니는 정말 우리가 사랑하고 괜찮은 사람이고 좋은 엄마인데 왜 자꾸 그러느냐고 물었다. 동생에게 나는 나 자신이 싫고 밉다고 대답했다.
살면서 너 자신을 사랑하라, 스스로를 사랑해야 합니다.라는 문구를 수천번도 더 보았던 것 같다. 나는 이런 문구들을 보면 피식하며 비웃었고 뻔한 말이라며 그냥 넘겨버렸다. 이것이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기초적인 내진설계라는 것을 그때는 몰랐던 것이다.
주일에 교회에서 회개하고 눈물 흘리고 기도하고 결심하고 뒤돌아서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그런 생활이 반복되어 왔다. 내가 가는 곳은 어둡고, 자리를 불편하게 만드는 사람으로 인식하며 살아왔다. 결혼 후 점점 더 고립된 생활을 하게 되었고, 주일에 교회에 출석하는 것 외에는 외부활동을 하지 않고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남편에게 많은 것을 바라왔다. 남편은 당연히 그런 나를 채워줄 수 없었다.
무의식의 왜곡은 모든 것이 다 못마땅하고, 모든 것이 거슬리기 마련이다. 과도한 반응에는 나의 무의식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을 시작으로 천천히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
"내가 화내는 이유는 당신이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몰아갔기 때문이야!"
상대방이 하는 말이 가슴에 확 다가와 박히는 이유는 상대가 아무리 그렇게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몰아간다고 하더라도 나 자신이 그런 사람이 아니면 그만인데, 그때그때마다 부르르 떨며 반응한다. 같은 상황이 여러 번 발생했기 때문에 다음에는 절대 그러지 말아야지 다짐하고 결심해도 비슷한 상황이 닥쳐오면 언제 다짐했냐는 듯이 리셋되어 똑같은 반응을 보이고 만다. 여러 번 경험하면 학습이 될 법도 한데 늘 그때그때 새로운 상황만 같다. 근본적인 원인을 모르고 상황에만 집중하다 보니 새로운 상황이 닥쳐왔을 때 쉽게 당황해하며 또다시 조절 능력을 잃는다.
나 자신을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상대를 사랑하는 방법을 몰랐고, 나 자신에게 가혹했기에 상대에 대한 기준점이 높았다. 때때로 나 자신이 정상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을 때 상대가 나를 이상한 사람 취급하면 마치 그것이 들키기라도 한 것 마냥 부르르 떨었다. 나 자신을 존중하지 않았기 때문에 상대를 인격적으로 존중하지 못했다. 모든 것이 다 나와 연결되어 있었던 것이다.
이제 나도 그토록 외면했던 '나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에 대해 천천히 살펴보다 방탄소년단 RM (본명 김남준)의 유엔 연설을 보게 되었다. 방탄소년단이 단연 비주얼과 노래가 좋아서 사랑을 받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의 성숙한 내면의 모습과 그 성숙함이 노래 가삿말에 담겨 있기 때문에 전 세계의 팬들이 열광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2018년 유엔총회 방탄소년단 RM의 연설 내용
2018년 방탄소년단 리더 RM이 연설한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자기 사랑은 자기 인식이다.
많은 사람들이 잘나야 자신을 사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세상에서 인정받고 내세울 것이 있어야 자신을 사랑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는 착각이다. 잘난 자신만을 사랑하는 것은 자기 사랑이 아니라 잘난 척이고 교만이다. 자기 사랑은 자신의 약점과 잘못, 실수, 부족한 점을 알고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잘하려 해도 안되는 나의 약함을 직시하면서 끌어안는 것이 자기 사랑이다.
"어제 실수를 했더라도 어제의 나도 나다. 내일 조금 더 현명해져 있을지도 모를 나 역시 나다."
둘째, 자기 사랑은 자기 목소리를 듣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걱정하고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기 시작했을 때'부터 '나를 다른 사람들이 만든 틀에 맞추려 노력했다. 곧 내 자신의 목소리를 차단하기 시작했고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듣기 시작했다' 자기 사랑은 다른 사람의 목소리가 아닌 자기 내면의 목소리를 귀 기울여 듣고 존중하는 것이다.
셋째, 자기 사랑은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자신의 목소리를 듣고 그 목소리를 따라 살 때 세상은 '그렇게 살면 힘들어'라든가 '그래서 밥은 먹고 살겠어?' 또는 '그냥 남들처럼 살아'라고 한다. 자기를 사랑한다는 것은 이런 세상의 회의적인 시각이나 비웃음에도 위축되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자기 사랑은 타자 사랑으로 확대된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면 다른 사람에게도 사랑이 흘러 넘쳐 관심을 갖게 됨을 의미한다.
(글 출처: 머니투데이 권성희 금융부장 BTS가 말하는 자기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의 의미)
더이상 '너 자신을 사랑하라' 라는 말을 외면하지 말자. 아이들에게 '자아존중감'이라는 걸 건강하게 심어줄 멋진 엄마로 재탄생할 날을 고대하며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바라봐주고 보듬어 주는 시간을 가져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