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까지 배 부른 나의 맛집
퇴근길에 발걸음이 향하는 곳, 아파트 뒷길의 '행복한 식당 행복 한 스푼'.
요즘 넷플릭스에서 화제가 된 흑백요리사들의 식당은 예약이 내년까지 밀렸다고 한다.
맛있고 고급스러운 식당은 세상에 수없이 많다. 하지만 배만 채우는 것이 아니라 마음까지, 그리고 가슴속 깊은 곳의 고마움까지 채우고 나오는 식당은 많지 않다.
내게는 이곳이 그런 특별한 공간이다.
테이블 열 개 정도의 소박한 공간. 하지만 이 작은 식당에는 사장님의 따뜻한 마음이 구석구석 배어 있다.
새벽부터 장을 보시고 하나하나 손수 준비하시는 반찬들, 그 정성이 음식 하나하나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어제도 그랬다.
저녁 8시, 보통 식당이라면 마무리를 준비할 시간. 하지만 사장님은 그때 갓 튀긴 고구마튀김을 테이블로
직접 가져오셨다.
뜨끈뜨끈한 고구마튀김 한 접시를 내어 주시며, 눈이 마주치자 따뜻한 미소와 함께 "하나 더 얹어드릴게요"라고 말씀하시던 그 순간.
그 작은 행동에서 엄마 같은 사장님의 따뜻한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 왔다.
요즘 세상에는 화려한 플레이팅과 독특한 맛으로 주목받는 셰프들이 많다. 하지만 진정한 요리사는 바로
여기, 내 앞에 계신다.
값비싼 식재료나 특별한 조리법이 아닌, 손님을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으로 음식을 만드시는 우리 사장님.
그분의 요리에는 보이지 않는 특별한 재료가 들어있다. 바로 손님을 자식처럼, 가족처럼 생각하는 진심 어린 마음이다.
퇴근 후의 저녁 식사는 단순히 허기를 채우는 시간이 아니다. 그날의 크고 작은 일들을 되돌아보고, 내일을 위한 에너지를 채우는 소중한 순간이다. 때로는 혼자, 때로는 동료와 함께 들르는 이곳에서 나는 단순한 한 끼 이상의 것을 경험한다.
'행복한 식당 행복 한 스푼'은 내 일상을 지탱하는 작지만 확실한 힘이다.
하루하루 반복되는 생활 속에서 작은 위로와 행복을 선물해 주는 곳.
오늘도 나는 이 골목길로 발걸음을 향했다.
사장님의 정성이 담긴 따뜻한 밥 한 끼가 기다리는 곳, 나의 행복 한 스푼으로.
가끔은 생각한다.
진정한 맛집이란 무엇일까?
화려한 인테리어나 값비싼 식재료, 독특한 맛이 전부는 아니다.
손님의 마음까지 배부르게 하는 곳, 그곳이 진정한 맛집이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행복한 식당 행복 한 스푼'은 내게 최고의 맛집이다.
이곳에서 나는 매일 저녁, 음식 이상의 것을 맛보고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