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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양 있는 아줌마 Dec 06. 2022

말하기 방식

말을 할 때 간결하게 요점만 딱 말하고 싶다.

아쉽게도 나는 말이 길다.

특히나 머리가 좀 레벨업했다고 "엄마는 말이 많아" 라고 말하는 아이들의 팩폭에 서글퍼진다.

누군가에게 일과 관련된 상황 설명이나 어떠한 사건에 대한 설명을 할 때 나도 느낀다.

대화끝에  아, 내가 말을 너무 못한 것 같다는 자괴감을 느낄 때가 있다.

주저리, 주저리 길게만 말하고 어투는 가팔라지고 영 차분히, 야무지게, 말을 못한다는

느낌이 든다.


웃고 떠드는 대화가 아니라 상황과 사건 전달 및 설명을 할 때 말이다.

또한 마음이 불편할 때 오히려 말이 더 길어진다.

감정이 격해지면 차분히 다스려야 하는데 오히려 반대로 입이 뚫려서  쏟아낸다.

그래서 아이들은 내가 어쩌고 저쩌고 언성이 높아질 때  엄마의 입구멍을 막고자

"알았어~~알았어~"라고  대응한다.

남편에게도 내 말은 알쏭달쏭인듯 싶다.

내가 이야기하면 "그래서 무슨 말을 하고 싶은거야?"라고 대꾸한다.

철저한 이과기질의 남편은 고맙게도 그래도 말은 다 들어준다.

아빠기질 판박이인 아이들도 내가 이야기하면 때때로 "엄마 그게 무슨말이야?"라고 한다.

그럴 때마다 내 말에 핵심이 이토록 없단 말인가.라는 생각에 언짢아진다.

가족이기에 부끄러운 마음보다는 아이들이 나의 감정적인 기질보다는 아빠기질을 닮아서

다행이다라는 생각과 그래도 왠지모를 소외감이 겹쳐져 웃펐다.


이러한 말하기 방식이 나의 감정적인 기질과 연관이 되어있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나의 마음에 대해서 많은 설명을 해주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최대한 상황을 객관적으로 설명해주고 싶어서

최대한 친절히 상세히 그때 그 모습에 대해 알려주고 싶어서

최대한 그때의 내마음을 오해 안하게 들려주고 싶어서

나는 말을 길게 하는듯 하다.


친절하고자 했던 나의 말하기 방식이 어느 순간 듣기 싫어지고,

요점도 사라지고, 잔소리로 들린다는 것을 순수한 우리 아이들이 직설적으로 알려주었다.

남편도 나에게 요청했다.

"내가 해야될 게 있으면 딱 어떻게 하라고 알려줘"

내가 너무 공감을 요구한건지

내 마음을 몰라주는 것 같아 서운함도 있었지만,

나의 말하기 방식에 문제점을 깨닫고 있었기에 그런 마음은 접어두기로 했다.


내가 '상대방의 마음까지  컨트롤 하려는 것' 같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모든 사람이 내 맘 같지 않다.

내 말을 듣고도 각자 다른 생각과 느낌을 가질 수 있는데  

어리석게도 내가 겪었던 상황을 똑같이 간접 경험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최대한 내 감정을 똑같이 느끼게 해주고 싶어 한 것이다.


감정적인 요소는 빼고 요점만 간단히 촥,

뭔말인지 알지? 땅땅.

시도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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