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불찰과 어른스럽지 못한 행동으로
의도하지 않게 제 귀한 학생에게 상처를 주고,
학부모님의 신뢰를 저버린 점에 대해 깊이 사죄드리고자 이렇게 공개 사과문을 올립니다.
아이들과 국어-실과 통합수업으로 글쓰기 연재를 하는 과정에서 교사 본인의 욕심으로 아이의 장기를 돋보이게 해 주려는 생각에 학생 사진을
올린 점은 교육자로서 상당히 무지하고, 무척 경솔한 행동이었습니다.
학기 초 교육활동 관련 사진 게시 동의서와는 다소 성격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부끄럽게도 교사로서 인지하지 못하고 사려 깊지 못했던 행동을 반성합니다.
의도가 어찌 됐냐를 떠나서 아이의 글이 게시되는 공간에 얼굴이 공개되는 것은 마땅히 조심하고 깊이 생각했어야 했습니다.
공개적인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결과적으로 아이에게 자칫 큰 피해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어리석게도 이제야 깨닫고 진심으로 후회하고 있습니다.
편집과정에서 두 가지 피드백은 글쓴이 본인이 , 나머지 두 개의 포스트잍은 교사가 걷어 퇴고하는 과정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했습니다. 아이들 상호 글을 바꾸어 읽고 제안하는 의견을 나눈 부분 표현을 함부로 추가해 아이의 순수한 글을 훼손하고, 본연의 문장 의도를 왜곡한 점은 부끄러운 일입니다.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교사의 해석대로 엉터리 편집을 함으로써 아이 본인이 쓰지 않은 내용이 첨가된다면, 자칫 글쓴이가 오해를 받아 난처한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했습니다.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
이 과정에서 아이와 학부모님께서
느끼셨을 상처와 곤란함은 모두 제 그릇이 부족한 탓이고, 책임을 통감합니다.
교사로서 신뢰를 저버린 부분을 회복하기 쉽지 않다는 점을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이 누구보다 깊지만
그 표현방법이 잘못되거나 아이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그건 교육자로서 역할을 온전히 해내지 못한 셈이고 오히려 해가 되겠지요.
남은 한 달여 시간 동안
저는 아이가 더 이상 제 불찰로 인해 위축되거나 오해받지 않도록 매 순간 경각심을 가지고 제 행동을 돌아보며 돌보겠습니다.
아무런 잘못이 없는 아이가 절대 다른 친구들의 오해를 사지 않도록 학급을 지도하고, 아이의 마음과 생활 적응을 세심하게 살필 것을 약속드립니다.
또한, 교육활동 시 관심과 애정이라는 이름일지라도 아이 스스로 원치 않거나 위축되는 방법으로 지적하거나 교육하지 않을 것을 약속드립니다.
제 불찰을 통감하고 아이에게 진심을 담아
사과하고, 편지를 통해 마음을 전했지만 아이의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더라도 받아들이되 다만, 제 위치에서 어른으로서의 도리를 끝까지 다하고자 합니다.
또한
같은 부모로서 학부모님께 드렸을 아픔과 걱정, 실망을 깊이 사죄드립니다.
그간 저는 제 틀에 갇혀서 교육했고, 마치 그것이 아이들에게 최고의 애정을 전하는 방식이라고 착각하며 살아왔다는 걸 이번일로 깨달았습니다.
아이에게도 학부모님께도
거짓 없이 온전한 진심을 담아 사죄드립니다.
지금이라도
아이가 마음을 회복하여 잘 생활하도록 격려하고, 아이의 행복을 우선순위에 두도록 적극 돕겠습니다. 사랑하는 친구들과 밝은 모습으로 진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교사로서 어른으로서
부족한 점을 거듭 반성합니다.
아이가 느꼈을 아픔에 대한 사과의 마음을 어찌 증명해야 할지요...
귀한 제자의 단단한 회복을 위해 종업과 동시에 얼마가 걸리더라도 생업현장에서 물러나 뼈아프게 반성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이번일을 교훈 삼아...
많이 배우고, 눈물로 반성하며, 교사다운 교사로 아이들 앞에 설 용기가 날 때
겸손하게 자리로 돌아가 제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드립니다.
부디 사랑하는 제 학생이
저를 비롯한 누군가의 경솔한 행동으로 낙심하지 않기를 매 순간 기도하겠습니다. 그리고 아이들곁에 있는 동안, 남은 날들 동안 실천으로 증명해 보이겠습니다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부탁의 말씀*
어떠한 댓글도 달지 말아 주세요. 해당학생을 오해하거나 두 번 상처 주는 일이 없도록 부디 도와주시리라 믿습니다.
Brunch Book
월, 화, 수, 목, 금, 토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