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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rosi Dec 01. 2024

내가 토요일을 반기지 않는 이유

5학년 2반 이매력

우리 선생님은 남다르시다.


글쓰기시간이 시작된 지 20분이 흘렀는데, 

다른 표현을 미처 찾지 못했다.

3월부터 11월까지 내가 지켜본 바에 따르면,

여러 면에서 남다른 게 맞다.

그동안 내가 만나 온 담임 선생님들은 그야말로 선생님스러웠다? 고 해야 할까? 그런데 최윤미 선생님은 좀 다르다.


생김새와 달리 잘 구겨지시는 편이다. 수업을 하며 매우 온화한 표정을 짓고 우릴 바라보시다가도  돌변!  갑자기 오만상을 다 찌푸리신다. 그야말로 예쁜 얼굴이 온통 찌그러지고 구겨지는데, 그러다가 금세 다시 우릴 보며 활짝 웃으신다. 엉뚱한 멘트로 우릴 배꼽 잡게도 하시는 선생님


얘들아,
너희는 어쩜 그렇게 탁월하니?
 정말 나 복 받았어!!


선생님께서 잘하시는 말씀이 있다.

주로 "너희는 어쩜~" 또는 탁월, 훌륭이라는 단어다. 영어선생님께서 그러는데 연구실에서도 항상 우리 반아이들  칭찬을 계속하신다고 한다. '우리 몸에 잘 맞는 단어이긴 한가?'

처음엔 좀 낯설었던 단어들이 이제는 우리에게 딱 맞는 옷이 되어버렸다.

그렇게 우리는 탁월하고 귀한 아이들이 되어 있다.


우리가 뭘 해도 금세 감동받으시고,

어떤 날은 마음이 상하셨다가도 금방

 "나 지금 속상한 거지, 너희에게 실망하거나 미움이  생긴 건 절대 아니라며" 우릴 먼저 안심시킨다.


나는 토요일이 싫다.

그리고 벌써 12월이 되어 버린 게 무척 아쉽다.


마지막 날도 되기 전에 벌써 슬프고 허전한 게

나뿐일까?


우릴 사랑하는 선생님과 그런 선생님을 사랑하는 우리는 아마도 같은 마음일 거다.

그리고 아주 많이 5학년 때를 그리워하게 될 게 분명하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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