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일준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은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단 간담회에서 "지난해 12월 가스 사용량이 1년 전과 비교해 11∼12%가량 늘었다"며 "요금 인상 폭까지 고려하면 가스비 요금이 평균 1.5배 더 나왔다"라고 말했다. 박 차관은 그러면서 "요금 부담이 어느 정도 늘어날 것으로 판단했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한파로 난방 수요가 늘었다"라고 덧붙였다.
출처:BBC NEWS코리아
“회사 직원말이 이번달 관리비가 50만 원이 넘게 나왔대.”
“뭐? 대박! 얼마나 난방을 세게 틀었으면 그렇게 많이 나와? 대단하다. 생각 없이 너무 많이 쓴 거 아냐?”
“집 평수도 우리랑 비슷하고, 그리 많이 안 썼는데도 그렇게 나왔대. 이상하지?”
남편얘기에 얼굴을 절레절레 흔들며 내 일 아닌 듯 웃어넘겼다. 얼마나 낭비했으면 관리비폭탄을 맞았겠느냐며 조금 비아냥거리는 투로 말이다. 그런데 그게 남 일만이 아니었다. 내 일이 되었다. 황당해서 말이 안 나온다. 진작부터 난방비 대란이 수차례 예고되었지만 요금으로 나오지 않아 실감하지 못했다. 청구서를 받고 나니 이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안 춥지?”
“추워요.”
“춥긴 뭐가 추워. 23도인데. 추우면 옷 껴입어.”
미세먼지 탓에 환기를 안 시켰더니 집안 온도가 23도가 훌쩍 넘는다. 그런데도 저녁이 되니 집안 공기가 서늘하다. 혹시나 하고 물으니 역시나 춥다고 대답한다. 예전 같으면 24도로 온도를 올렸을 테지만 지금은 다르다. 가스비가 대폭 올랐다. 아껴야 한다. 이대로 20만 원을 넘길 순 없다.
“언제까지 씻는 거야. 들어간 지 1시간이 다 되어간다! 마무리해!”
“네~”
“왜 안 나오는 거야. 빨리 나오라니까.”
아이는 씻으러 들어간 지 한참 지났는데도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물이 그렇게도 좋을까. 좁은 욕조 안에서 수영이라도 하나. 얼마나 깨끗이 씻길래 나오질 않는 거야. 난방비가 많이 나오는 상황에서는 그저 넋 놓고 바라보고 있을 수만은 없다.
“씻으러 들어가서 한 시간이 넘도록 안 나오면 어떻게 해! 전기세, 난방비, 수도세 폭탄 맞겠다. 땅 파면 돈이 나오는지 알아? 제발 좀 아끼자. 낭비하지 말고!”
가스비폭탄 맞을까 봐 잔소리폭탄을 퍼붓는다. 전생에 인어공주였을까. 엄마아빠는 물 하고 친하지도 않은데 울 애들은 왜 이리 물을 좋아하는 건지 모르겠다. 이렇게 좋아할지 알았다면 수중분만을 했었어야 했나 싶다.
결혼 초에는 수도세가 1만 5천 원 전후였다. 아이를 낳고 나서는 2만 원 전후였다. 아이들이 크니까 3만 원 전후다. 요금이 오르니 이젠 4만 원이 되려고 한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사용량이 느는 만큼 요금도 늘었다.
아이들 어릴 때는 엄마가 씻겨주니까 괜찮았지만 지금은 스스로 씻기 때문에 아무래도 낭비가 심하다. 물을 한 시간 동안 틀어놓고 물 장난치며 샤워를 한다. 중간중간 계속 잔소리를 하지만 소용없다. 그렇다고 다 큰 아이를 씻겨줄 수도 없고 답답할 노릇이다.
물을 사용하면 수도세만 많이 나오면 되는데, 전기세도 많이 나오고 가스비도 많이 나오니까 그게 문제다. 샤워뿐만이 아니라 빨래도 마찬가지다. 찬물로 하면 세탁이 잘 안 된다는 말을 듣고부터는 항상 40도로 맞춰놓고 세탁기를 돌린다. 하루에 두 번, 일주일에 세 번 빨래를 하기 때문에 아마 이것도 난방비에 한몫했으리라.
도시가스요금 카톡 내용 by라미
이것 말고 가스비 폭탄을 일으키는 주범이 또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잘 모르겠다. 지난달과 비교했을 때 거의 비슷하게 생활했다. 그런데 4만 원이나 더 나왔다. 결국 요금인상 때문이라는 결론밖에 나질 않는다. 여기서 더 아낄 수 있을까? 추운 날씨로 인해 다음날 요금은 이번 달보다 더 나올 텐데.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절약을 솔선수범하는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는 커서 두 가지 유형으로 자란다. 하나는 부모가 했던 것과 똑같이 절약을 외치며 사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부모처럼 살지 않겠다고 결심하고 절약에 거리를 두며 속 편히 사는 것이다. 난 전자보다는 후자에 가까운 듯하다. 뭐만 하려고 하면 아껴야 한다고 했던 그 말이 한스러웠나 보다. 난 하고 싶은 거 다 하며 편하게 살고 싶었다. 절약한다고 집에서 옷 껴입고 사는 게 싫었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은 집에서 얇은 옷 하나 입고 편하게 살게 했다.
그래도 그 습성이 어디 가겠는가. 아무리 얇은 옷 입고 지낸다고 해도 한겨울에 반팔티는 허락할 수 없다. 밤새도록 보일러를 틀어놓을 수도 없다. 욕실에서 한 시간 넘게 뜨거운 물을 사용하는 것도 받아들이기 힘들다. 절약만 하며 살 순 없다고 외쳤지만, 절약을 하고 있는 내가 좀 아이러니하다.
이제는 제대로 아껴야 할 시점이 왔다. 난방비가 올라도 너무 많이 올라 두고만 볼 수 없다. 어릴 적 엄마의 모습처럼 나도 똑같이 잔소리를 하며 절약을 외치고 있다. 앞으로 공공요금이 계속 인상된다는데, 각박한 세상살이를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
난방비를 비롯한 전기·가스 요금 인상이 고물가를 견인하는 가운데 지하철·버스 요금, 상하수도 요금·쓰레기 종량제 봉투 요금·주차요금 등 지자체 공공요금까지 줄 인상이 예고돼 서민 경제에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출처 : 폴리뉴스 Polinews(https://www.polinews.co.kr)
사랑스러운 아이들에게.
아끼자. 아껴보자. 난방은 현재온도에서 0.5도만 올릴게. 추우면 옷을 좀 더 껴입자. 발 시리면 양말을 신거나 실내화를 신자. 잘 때는 꼭 이불 덮고, 난방텐트 지퍼 닫고 자라. 샤워는 되도록 30분 이내에 끝마치고. 샤워시간만 줄여도 요금폭탄에서 조금은 해방될지도 몰라. 엄마는 일주일에 2번만 빨래를 할게. 세탁바구니에 옷이 많이 쌓여도 넘치지 않게 잘 넣어두렴. 이 정도의 노력으로 다음 달 가스비를 얼마나 줄일 수 있을 진 모르겠지만 한번 해보자. 낭비하며 살 수는 없으므로. 우린 현재의 행복만을 추구하는 욜로족이 아니니까. 미래를 위해서 환경을 위해서 아끼고 아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