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가 뻐근하니 아파 죽겠다.
마음은 헬스장에 내려가 근력운동도 하고 싶고 러닝머신에도 오르고 싶은데 오늘 올릴 회차가 완성되지 않아 도무지 자리에서 일어날 수가 없다.
소설을 쓰기 전의 몸무게와 지금의 몸무게가 무려 4킬로 차이가 난다ㅜ
나는 이래 봬도 제법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내 눈앞에 건조기에서 꺼내만 놓고 개어 놓지 않은 빨랫감이 수북하다.
나는 사실 청소가 취미인 깔끔한 사람이라고......
밥때가 다가오면 입맛은 없고 자꾸 간단한 먹거리로 끼니를 때우곤 한다.
나는 한때 장금이로 불릴 만큼 집밥을 열심히 하던 사람이라고......
황금 같은 주말.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밤식빵에 딸기잼 하나 발라먹고 커피를 드링킹 하며 노트북 자판을 두드리고 있다.
그렇게 빵 하고 헤어지겠다고 결심을 해놓고선 막상 아침이 되면 카페인이 당겨서 또다시 빵을 베어 물고 만다. (커피와 빵의 조합은 크......)
자주 글을 올리지 못한 탓에 저조했던 조회수가 요즘 들어 슬슬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
어제는 관작이 몇 개나 늘어난 걸 보고 나도 모르게 주먹을 불끈 쥐고 "예!"하고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연말이다 불매운동이다 여러 가지 악재가 겹쳐서 지금은 독자유입 자체가 별로 없는 시기다.
거기다 챌린지리그는 헬린지리그로 불릴 만큼 올라오는 작품 수가 많아 읽히지도 못하고 묻혀 버리는 글들이 수두룩하다.
이런 상황 속에 순문학에 가까운 내 소설이 읽히는 것은 정말 어떻게 보면 기적 같은 일인지도 모르겠다.
중간에 너무 반응이 없는 것 같아 진짜 힘이 들기도 했는데 30편을 넘기고 나니 확실히 독자들의 유입이 많아졌다.
어제 날짜로 딱 35편이 되었는데 갑자기 조회수도 많이 올라가고 무엇보다 관작수가 올라가니 절로 신바람이 났다.
챌린지리그 독자들은 진짜 냉담한 편이라 조회를 해도 어지간해선 관작은 잘 눌러주지 않는 편이다.
챌린지리그에 있다가 베스트리그로 올라가면 일단 독자들의 반응부터가 다르다.
관작도 하루에 수십 개가 붙기도 하고 별점이나 댓글도 많이 달린다.
독자들도 검증된 작품에 훨씬 애증을 많이 보여주는 것이다. (그래서 베스트리그에 올라가고 나면 글을 쓰는 게 훨씬 재미있어진다.)
지금 N사에 올리고 있는 소설은 사실 웹소설이 아니라 밀리O드에 비를 주제로 한 글쓰기에 응모했던 글이다.(응모 중간에 내리긴 했지만)
그러다 보니 앞에 4편 정도는 거의 순문학체에 가깝게 쓰였다.
웹소설로 성공한 작가들이 한결같이 입을 모아 말하는 것 중 하나가 '순문학체로 웹소설을 쓰면 망한다'이다.
그리고 제목으로 어그로를 못 끌어도 망하기 쉽고, 대화보다 서술이 많아도 망하기 쉽고.
이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는데 일단 내 소설은 이 세 가지 오류를 그대로 범하고 있다.
몇 편 글을 올리고 난 뒤에야 뒤늦게 이 사실을 깨닫게 되었지만 전에도 말했다시피 이미 올린 글은 어쩔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반쯤 포기하고 그냥 글을 쓰는 연습을 한다 생각하고 완결만 내자는 각오로 소설을 쓰고 있는 중이었다.
그런데 성공하는 웹소설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독자들이 반응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내가 쓰는 소설은 조회수에 비해 관작수가 많고 연독률도 높은 편이다.
호기심에 한 번 클릭해 보는 수는 적은데 일단 한 번 읽기 시작하면 따라와 주는 충성 독자가 많다.(물론 대작으로 성공하려면 절대 독자수가 많은 게 훨씬 중요하다ㅜ)
순위가 올라가고 독자수가 늘어나기 시작하니 안분지족 하던 마음(안분지족? 그게 뭔가요?)은 저 어디로 날아가 버리고 나는 다시 야심에 불타기 시작했다.
그래! 실패한다는 모든 걸 다 때려 붓고도 베스트리그에 올라가고 말겠어!
사실 베스트리그에 올라간다고 해서 뭔가 엄청난 성과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베스트리그에 진입하고 나면 유료화로 돌릴 수는 있지만 프로모션 하나 없이 시리즈앱에 올리게 될 경우 찾는 독자가 거의 없다. (그래서 첫 소설도 유료화로 돌리지 않았다.)
현재로서 베스트리그로의 진입이 내게 주는 의미는 작가로서의 인정, 내 글에 대한 독자들의 평가, 앞으로의 가능성... 이 정도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내겐 충분한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물들어 온 김에 노 젓는다고 독자들의 반응이 올 때 꾸준히 써서 올리면 베스트리그 진입도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제는 매일(안되면 격일이라도) 써서 올려야 한다는 건데......
지금으로선 그게 가장 힘든 일인 것 같다.
평일엔 일을 해야 하니 퇴근 후와 주말밖에 시간이 없는데 생각보다 4,500자 정도를 쓰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지금 운동하러 가고 싶은 것도 참고, 뻐근한 어깨 통증도 참아가며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이다. (그것도 허리가 아파 커블체어에 앉아 있다.)
그만하고 쉴까 싶다가도 점점 늘어나는 조회수를 보고 있노라면 자꾸만 입꼬리가 실룩거려 다시 노트북 앞으로 돌아오고 만다.
다행히 커블체어를 깔고 앉은 엉덩이는 무겁고 키보드를 누르는 손가락은 날아갈 듯 가볍다.
어깨 뻐근한 건 요리조리 목을 돌려가며 스트레칭으로 제압해 주면 그만이고.
오늘따라 타닥타닥 자판을 두드리는 소리가 그 어떤 감미로운 음악보다 달콤하게 들려 온다.
까짓 거 주말에 좀 못 놀면 어때? 어깨 좀 뭉치면 어때? 뱃살 좀 늘어나면 어때?(어, 음... 이건 곤란하다. 옷 입을 때 태가 안 난다고!)
독자들이 내 소설을 읽어준다는데! 누군가는 내가 쓴 소설이 재미있다는데! 그럼 써야지, 암 열심히 써야지......
#독자님들! 오늘도 관작 꾹꾹 눌러주실 거죠? 헤헷!
#브런치 글 올리자마자 관작이 또 붙었어요!(에헤라디야~) 저는 뭉친 어깨 통통 두드리며 남은 2 천자 마저 쓰러 갑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