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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슬비 Jan 08. 2024

민화 속 '거북'도상의 변화와
상징이야기(53)

2. 신선도(神仙圖)에 나타나는 거북(2)

  『삼재도회』 <황안도>에서 

‘황안’의 모습이

 <요지연도>에 그대로 투영된 것으로 

보인다. 


‘황안’의 모습은 

절반 정도 벗어진 머리에 

불룩한 배를 내밀고, 

양손은 거북 등을 짚고 있는 모습과 

상의가 반쯤 벗겨지고, 

한쪽 다리를 세우고 있는 모습으로

그려졌다. 

『삼재도회』 中 <黃安圖>


그러나 거북의 모습은 

‘일반 거북’의 모습으로 그려졌고, 

등에 귀갑문은 보이지 않으며, 

복갑만 표현되어 있다. 


‘황안’은 고개를 숙여 

거북을 쳐다보고 있고, 

거북은 고개를 돌려 등 위의 ‘황안’을 

쳐다보는 모습으로 그려졌다. 


꼬리는 한 개이고, 

네 다리에 화염문은 보이지 않으며, 

발가락이 4개씩 그려졌다.

 

이러한 점으로 보았을 때, 

거북다리의 화염문은 

조선시대 『의궤』에서 나타나 

각종 궁중 회화와 민화로 그려진 

조선 특유의 그림임을 알 수 있다.


  조선시대 그려진 <신선도>에 

등장하는 거북은 

『삼재도회』에서와 같이 

신선을 거북 등에 태운 모습으로 

등장하며, 

그 대표적인 예가 <요지연도>이다. 


도교의 신선들이 대거 등장하는 

<요지연도>는 

8폭 또는 10폭 병풍이 대부분이며, 

조선시대 궁중에서 장생불사를 염원하는 

‘길상화’로 그려졌다. 


곤륜산에 살고 있는 

불사(不死)의 존재인 ‘서왕모(西王母)’가 

삼월 삼짇날 자신의 생일에 

곤륜산(崑崙山)의 요지(瑤池)에서 

주(周)나라 목왕(穆王)의 방문을 받고 

베푸는 연회에 초대된 신선들이 

육지로, 

해상으로, 

공중으로 

각자의 경로를 이용해 

연회에 참석하러 오는 장면으로 

구성되어 있다. 


해상으로 건너오고 있는 

여러 신선 중에서 

거북을 타고 오는 신선이 있는데, 

이 신선이 바로 ‘황안’이다. 


‘황안’이 데리고 다니는 거북은 

3척(약 91㎝)이나 되는 큰 거북으로 

이 거북은 2천 년에 한 번 

고개를 내밀었고, 

‘황안’이 다섯 번을 보았다고하니, 

‘황안’과 ‘거북’의 나이는 

최소 일만년 이상 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렇게 

장수한 신선과 거북이 나오는 그림은 

‘축수축복용’으로 그려졌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 『삼재도회』 

명나라 만력연간(1573-1619)에 왕기(王圻, ?∼1614)와 그의 아들 왕사의(王思義,)의 공동편저로 

금릉(남경)에서 간행된 도설백과사전(圖說百科事典)이다. 

『삼재도회』라는 제목에서 ‘삼재(三才)’란 『역경(易經)』에 있는 ‘하늘’, ‘땅’, ‘사람’을 가리키며, 

그 뜻이 변하여 우주에 존재하는 만물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되었다. 

즉 『삼재도회』는 우주의 만물을 설명하고 그림으로 이해를 돕는 백과사전이라고 할 수 있다. 

여러 책의 도감을 모아 문자 설명을 덧붙였으므로 그림·문자가 모두 강조된 유서라고 할 수 있다. 

모두 106권이며, 천문·지리·인물·시령·궁실·기용·신체·의복·인사·의제·진보·문사·조수·초목 등의 14부문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고대 문물·인물 그림을 찾아보기 위한 책이다. 

17세기에 조선에 수입되어 조선 회화에 많은 영향을 끼쳤는데,  우리나라에서 『삼재도회』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이수광(李睟光, 1563-1628)의 『지봉유설』(1614)에서 보이며 17, 18, 19세기에도 꾸준히 나타난다. 

최정임(2003). 「三才圖會와 朝鮮後期 繪畫」, 석사학위논문, 홍익대학교.


※황안(黃安) 

대군(代郡) 사람으로 대군의 하급 관리였는데 외모가 비루하다고 하여 인정받지 못하고 인간 세상의 마부가 되었다. 그는 가시나무를 품고 책을 읽었으며, 땅을 그어서 숫자를 기록하였는데, 하룻밤 사이에 그 땅이 연못이 되었다. 

당시의 사람들은 그을 ‘안설경(安舌耕)’이라고 불렀다. 그는 80세가 되었는데도, 어린아이처럼 시력이 좋았다. 항상 주사(硃砂)를 복용하여 온몸이 모두 붉었으며, 겨울에도 옷을 입지 않았다. 

또한 곁에는 거북 한 마리가 앉았는데, 넓이와 길이는 3척이나 되었다. 

당시 사람들이 이 거북이 몇 년이나 되었냐고 물었더니, 황안이 대답하여 말하기를, ‘옛날에 복희씨가 처음 그물을 만들어서 이 거북을 잡아서 나에게 주었는데, 지금 이 거북의 등은 이미 평평해졌소. 이놈은 햇빛과 달빛을 두려워하여, 2천년에 한번 머리를 내미는데, 내가 사는 동안 이놈이 5번이나 머리를 내밀었소.’ 그는 다닐 때 그 거북을 자신의 등에 짊어지고 급히 갔다. 세상 사람들은 그을 ‘안만세(安萬歲)’라고 불렀다. 이방 등, 홍성민 역. 태평광기1권2권3권 1. 교보문고 e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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