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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쿤 나나 Sep 04. 2024

태국에서 오이소박이 담기 1

-태국의 로컬시장에서 장보기

태국에 온 지 3년째.

우리 가족은 정말 잘 먹는 편인데 정말 한식파다.

태국이라는 나라가 관광의 도시다 보니 먹거리가 참 다양하다. 세계 여러 나라 음식을 저렴하게 혹은 가성비 좋게 먹을 수 있는 기회의 나라인 셈이다.

나와 남편은 낯선 음식도 먹기도 하지만 아이는 태국식의 향을 싫어하고 몇 가지 외에는 절대 먹지 않는 순수 한식파다.

여기 와서 난 김치를 담게 되었다

한국에선 양가 부모님의 김치를 얻어다 먹거나 김장할  거드는 정도였다.

태국 와서는 한국식당에서 사 먹기도 하다가

워낙 식재료가 싸니까 직접 해보고 싶어졌다,

마트나 야시장도 채소는 한국보단 저렴하지만 도매로 파는 로컬 재래시장에 가면 마트에서 장보기 싫을 정도로 가격이 착하고 또한 신선하다.


와이퍼에 주차증을 끼워준다 (1시간 약 800원)

오늘은 오이소박이를 담기로 결정했다.

아이의 아침 등교를 완료하고 바로 시장으로 향했다.

몇 번 다녀봐서 주차포인트 몇 군데를 알고 있기에 길가 공용주차장에 빈자리가 있어 주차를 했다.

요금 받는 아주머니가 주차하기 좋게 차도 막아줘서 무사히 주차완료!


아주머니는 간드러진 태국말로

"싸왓티카~" 

나는 "싸왓티카~~ 능춘몽(=1시간) 카~"

"20밧"(약800원) 지불하고 나면 주차증을 와이퍼에 끼워준다.






장보기 시작

주차 시간 때문이 아니라 1시간 이상 야외에서 장을 보면 너무나 지치기 때문에 한눈팔지 않고 싼 가격에 휘둘리지 않고 장을 보는 게 오늘의 목표이다.

일단 가격이 어느 정도인지 둘러보고 같은 물건도 어느 가게가 신선하고 싸고 좋은지 살펴본다

무거운 것은 찍어두고 늦게 사기

두근두근 설레이는 시장풍경들

*주의할 점*

표시된 가격이 kg당인지 개당인지 포대(자루) 당 가격인지 물어보고 구입할 것!

영어보단 태국어가 상인들에게 좋다

이유는 관광객느낌보단 거주하는 외국인으로 알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속이거나 거짓말하는 태국상인은 거의 만나보질 못했지만 자기 나라 언어로 말해주면 어쨌든 좋아한다

"How much?" 대신 "타올라이 카(캅)?"

이렇게 말하고 상대의 말을 알아들으려면 숫자와 돈을 어떻게 말하는지 그 나라의 언어를 알면 편하긴 하다.

이미 나름의 가격을 붙여둔 거라 엄청 많이 사는 게 아니면 더 흥정하긴 힘들다

그래도 가끔 흥정이 이루어지긴 하지만 말이다.

숙주나물 1봉 17밧(700원), 느타리버선 1봉 50밧(2,000원)

오늘의 주인공인 오이를 사고 까놓은 마늘을 한 봉지 사고 계획에는 없던 숙주나물, 느타리버섯을 샀다.

리어카에 용과와 망고스틴이 1kg에 25밧(1,000원)이라고 쓰여있다,

가던 길을 멈추고 과일들을 보고 있으니 과일 파는 아주머니 "아러이~!아러이~!(맛있다)"라고 하신다.

망고스틴을 집어 들자 맛보라고 하나 까준다.

오잉 정말 맛있네 2kg씩만 사려했는데 무게가 넘어가도 기분좋게 샀다.

Kg당 25밧(1,000원) 맛도 좋은 용과와 망고스틴

앗 오이소박이의 생명!! 핵심!!

부추를 못 샀다, 아무리 돌아다녀도 쪽파는 보이는데 부추는 못 찾겠다.

과일 파는 아주머니께 물어보기로 했다

번역기를 켜고 부추를 번역해 보니 "꾸이차이팔랑"이라고 들린다 맞는지 모르겠다.

내가 번역기를 보여주며 물어보니 뭐가 재밌는지 구경꾼들이 몇 모여든다.

아주머니는 채소 파는 골목으로 손짓하며 가보라 한다.

이 가게 저 가게 기웃거리는데 아까 구경꾼 중 하나인 아저씨 한 분이 콕 찍어 부추 파는 가게를 알려준다.

부추1단 65밧(2,400원), 너무 귀여운 호박도 장바구니로

"코쿤 카(고맙습니다)"하고 환하게 웃어주었다. 부추를 알려주신 아저씨는 시장에서 물건을 날라주며 돈을 버는 한국으로 따지면 예전의 지게꾼 같은 분이셨다.

내가 부추를 찾자 재밌는지 엄청 웃으신다.

뭐가 그리 웃길까 생각해 보면 나도 한국에서 외국인이 장 보며 우왕좌왕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그냥 웃음이 날 것 같긴 하다.

거기다가 더듬거리는 한국어를 쓴다면 더 재미있겠지?

태국사람들도 내 어설픈 태국어가 얼마나 웃기고 재미있을까 싶다

부추를 알려주신 아저씨가 너무나 고마워서 도넛츠를 사서 드시라고 드렸다

갓 튀긴 도넛츠를 고마움의 표시로^^

자 이제 집으로~~

빨리 가서 오이를 절여야 오이소박이를 담을 수 있다.

1시간 장보고 나니 볼이 터질 것 같이 뜨겁다

래우래우(빨리빨리)하자~

트렁크에 잔뜩 실고 집으로

앗 바쁘게 다니다가 오이 사진은 못 찍었네

저 오이 한 자루 약 오이 50개 70밧(2,800원)

한국오이보다는 약간 작지만 신선하고 맛있다


오이소박이 만들러 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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