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_장 그르니에
“내가 사랑한 것은 고독이 아니라 고요였다.”
이 책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이 한 문장으로 나의 마음은 처음에는 조용히 마음에 스며들더니 이내 생각의 중심을 지배했다.
그는 회피를 노래한 것이 아니다.
세상과의 거리를 잠시 조정한 그 조용한 걸음에서, 삶을 더 깊이 들여다보는 응시가 시작되었다.
나는 이 책이 참 매력적이라고 느꼈다.
아주 오래전 글인데도 이상하리만치 지금의 내 마음을 건드렸다.
카뮈조차 질투했다는 이 책은, 단지 철학적 사유의 결과물이 아니라
살아가는 이의 가슴 한복판에 도착하는 어떤 고백처럼 느껴졌다.
우리는 너무 분주하고 복잡한 시대를 살고 있다.
정보는 넘치고, 관계는 끊임없이 갱신되고, 해야 할 일은 쉴 틈 없이 나를 몰아붙인다.
그럴수록 문득, 어디론가 멀리 떠나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
하지만 이 책은 말한다.
멀리 떠나기보다, 잠시 멈춰 숨을 고르는 고요한 자리를 만들라고.
그르니에의 ‘섬’은 물리적인 공간이 아니다.
그는 자기 자신과의 침묵 속에서 삶의 본질을 사유했고,
그 고요 속에서만 들리는 내면의 목소리를 좇았다.
고독은 그에게 고립이 아니라, 존재의 재정렬이었다.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줄 아는 사람은 고독 속에서도 자유롭다.”
이 책을 읽고 나는 알게 되었다.
진짜 쉼은 멀리 떠나는 것이 아니라,
잠시 멈추어 ‘나를 다시 바라보는 시간’에서 온다는 걸.
그리고 지금, 우리가 꾸려야 할 섬이란 삶의 소음에서 멀어져 고요 속에서 자신을 회복하는 그런 공간이다.
꼭 먼바다에 떠 있는 외딴섬일 필요는 없다.
하루 10분, 휴대폰을 내려놓고 침묵에 귀를 기울이는 일.
주말의 한 시간, 내가 좋아했던 것들을 조용히 떠올려보는 일.
모든 해답을 재촉하지 않고, 질문을 품고 살아가는 용기.
이 모든 것이 우리가 스스로 지을 수 있는 섬의 형태다.
그 섬 위에서 우리는 혼자이되 고립되지 않고, 고요하되 무력하지 않으며, 내면의 깊이를 회복하며 세상과 다시 연결될 수 있다.
장 그르니에는 말한다.
침묵은 도망이 아니라 귀환이고, 고독은 단절이 아니라 되찾음이라고.
그는 사유의 깊이로, 침묵의 품격으로
지금 우리에게 조용한 제안을 건넨다.
지금, 우리가 지어야 할 섬
그 섬은 삶의 틈새에 숨을 틔워주고,
존재의 진심을 되찾게 하는 고요의 공간이다.
바쁜 하루 속 10분의 침묵,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
그 작은 고요 속에서 우리는 비로소 진짜 나로 돌아오는 중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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