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이 되어버린 시어머니
벚꽃 위로 흐르는 눈물
얼마나 기다렸는데
너무너무 보고 싶었다.
와줘서 너무 고맙다.
휠체어에 간신히 의지한 채
안경너머로 눈물을 훔치시며
내손등을 볼에 비비시는 시어머니.
육십 중반의 며느리는 자식이 되어버린
98세의 노모를 눈물로 달랜다.
어머니 그러셨구나.
음, 어머니 이제 괜찮아.
이렇게 내가 왔잖아.
가슴이 미어진다.
죽음의 문턱을 이겨내고
가끔은 맑아지시는
어머니의 기억 때문에
앞으로 얼마나 더 눈물을 흘려야 할까.
한집에서 복닥이며 시작한 지도 39년
당신도 나도 늙어가며 이렇게
서로를 애틋하게 담는다.
어머니!
이제 나도 어머니밖에 없어.
친정 부모님도 다 가시고 없는걸.
우리 오래도록 이렇게 기대며 살아가요.
요양원 앞뜰에 흐드러지게
핀 벚꽃 잎은 흩날리는데,
뿌옇게 흐려지는 시야 속에서
어머니와 잡은 손등 위로
젖은 꽃잎들이
하나둘 스쳐 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