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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야 Apr 22. 2024

자식이 되어버린 시어머니

벚꽃 위로 흐르는 눈물

얼마나 기다렸는데

너무너무 보고 싶었다.

와줘서 너무 고맙다.


휠체어에 간신히 의지한 채

안경너머로 눈물을 훔치시며

내손등을 볼에 비비시는 시어머니.


육십 중반의 며느리는 자식이 되어버린  

98세의 노모를 눈물로 달랜다.


어머니 그러셨구나.

, 어머니 이제 괜찮아.

이렇게 내가 왔잖아.


가슴이 미어진다. 

죽음의 문턱을 이겨내고

가끔은 맑아지시는

어머니의 기억 때문에

앞으로 얼마나 더 눈물을 흘려야 할까.


한집에서 복닥이며 시작한 지도 39년

당신도 나도 늙어가며 이렇게

서로를 애틋하게 담는다.


어머니!

이제 나도 어머니밖에 없어.

친정 부모님도 다 가시고 없는걸.

우리 오래도록 이렇게 기대며 살아가요.


요양원 앞뜰에 흐드러지게

벚꽃 잎은 흩날리는데,

뿌옇게 흐려지는 시야 속에서

어머니와 잡은 손등 위로

젖은 꽃잎들이

하나둘 스쳐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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