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와 집 이사의 관계
2월19일 아침 7시 35분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뜨거운 느낌이 좋다
커피가 좋은게 아니라 여전히 이향기를 가질수있는 안정감이 좋은거였다는걸 안지는 얼마 안되었다
어제도 오후 2시쯤(( 사모님))고객님과 사무실에서 난 커피를 마셨다
나는 커피 그분은 카모마일 허브티를 앞에두고 시간을 함께 했다
고객님과 부동산 아줌마 사이의 온도를
커피와 허브티가 적정하게 유지하게 해준다
함께 다소 어려운 숙제를 풀어낸 안도감과 위로를 나누는 시간이었다.
고등학교 배정을 받기위해선 2월초까지 이사를 하고 전입신고까지 마쳐야했다
이분들 가족의 이사 배경에 바뀐 대학입시가 한몫 차지했다
수능으로만 가는 정시에도 올해 고등학교 1학년이 되는 학생들부터는 학교 내신 점수가 일정부분 반영이 되는것이다
상급지 학군지역에서 이쪽으로 좀더 수월하게 내신점수를 받을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오신것이다
이지역도 최근 몇년간 입결이 좋은 지역이라 이맘때면 날짜 맞는집 찾기 날짜 맞추기 전쟁아닌 전쟁이 치러지곤한다 .
무슨일이 있어도 2월 초까지 살고있는 본인집을 빼고
날짜 맞춰 이쪽으로 와야 한다는 이 간단한 한문장이 이번에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중간에 여러 관련자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애타는 마음이 있었고
섭섭함이 있었고
양보함이 있었고
배려가 있어서
드디어 숙제를 해낸것이었다.
여리여리하고 미인인 그분. 자녀를 위해서 애쓰는 엄마 마음은 여리여리하지 않고 강했다
커피와 허브티를 사이에 두고
공통화제로 감수성 풍부한 딸키우는 이야기를 나누고
아들 군대 이야기도 몇마디 나눴다
이제 스무살이 된 우리 아들도 몇년내 군대 가야하는데 벌써부터 마음이 쓰인다
아직 커피가 식기전에
그분은 수줍게 가방에서 꽂 봉투를 꺼내신다. 손사래를 쳤지만
이번에 대학입학하게 될 우리 아들 주라고 하시며 두신다.
두번째 집보러오신 날 수능 잘치라며 살포시 부동산 사무실의 황량한 테이블에 초콜릿을 얹어두던 때처럼. ,,
느리게 수줍게 조용히 ...
그리곤 사무실을 나가셨다
그분의 자녀의 고등학교생활의 안녕과 입시 성공을 염원하며. 남은 커피를 마저 넘겼다.
아들녀석은 횡재했다
그분이 주신 초콜릿덕으로 서울대와 의대를 떡하니 붙어버렸다 초콜렛은 나에게도 제할일을 했다 나는 살이 붙었다
꽃봉투 덕분에 대학생활도 얼떨결에 잘보냈으면 한다
아 어제를 회상하다 보니 시간이 벌써 ..
나의 모닝커피가 미지근해진걸보니
또 서둘러서 나가야 할시간인가보다
오늘. 할일은 새로 입주하는 신축 아파트 전세건인데
이집도 긴시간 집주인의 속을 끓이게 하더니 드디어 오늘 계약이다
오늘 하루도 시작이다
모닝커피가 세포를 일으키고 심장소리를 크게 만들어준다
쿵쾅 두근 두근
카페인이 또 자기 일을 한다
나도 나의 일을 하러 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