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2월 26일 아침 7시 11분
뜨거운 커피를 한모금 삼키니 눈이 또렷해진다
카페인이 혈액으로 스며들기도 전인데 ...
일찍 쇼파에서 눈을 떴다 아마 새벽 4.5시쯤이지 않았을까
요즘 거의 쇼파에서 잠이든다
미처 들어오지 않은 아들의 귀가를 본다는 마음으로 누워있지만 아들의 귀가는 늘상 보지 못한다
요즘 아들의 얼굴은 거의 보지 못한다
그 많은 시간을 밖에서 뭘하는지 나는 모른다
짐작만 할뿐이다
그제도 새벽4시에 잠이 깨서 아들 방을 보니 애가 없다
전화를 하니 고맙게도 전화는 받는다
아침일찍 수강신청을 해야해서 pc방에서 날밤새고 있는중이란다 어째 핑게인거 같지만...
반눈뜨고 좀전에 아들이 쓰는 거실 화장실 청소를 했다
웬일로 오늘은 화장실 바닥에 팬티며 바지가 널부러져있지 않았다
누나의 잔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꿋꿋하더니 집 방출 하루전에야 드디어 고쳐진것인가
아들이 서울대 를 합격했고 모대학 의대를 합격한 바람에 요즘 간혹 질문을 받는다
"어떻게 했어요?"
"저는 한게 없어요
그냥 학교와 학원에 맡겨뒀더니 이렇게 되었네요 "
대단한 훈장마냥 주절주절 자랑하는것도 숙쓰럽지만
실제로 그닥 내가 해준게 없기도 하다
여느 한국의 엄마의 보편적인 관심과 보살핌만큼도 못했을것이다
아 이것하나는 내가 대한민국 엄마 그누구 보다 많이 했을수도 있겠다
아들의 책상에 꽃을 꽂아주는 일
아들 책상에 꽂아준 꽃이다
때로는 여러송이 때로는 한송이
장미
튜울립
해바라기
작약
국화
다양하게 꽂아준다
아들의 반응은 무덤덤하다
엄마가 하고싶은거니까 하란다
요즘은 졸업시즌 입학시즌이라 꽃값이 비싸서 한동안 못꽂아주고 있기는 하다
내일이면 입학식이며 기숙사 입소를 한다
더이상 아들 책상에 꽃을 꽂아 줄수 없어서 아쉽다
더이상 널부러진 팬티와 바지와 잠옷을 치워줄수 없어서 아쉽기도 하고 좋기도 하다
워킹맘의 핑게로 집밥도 많이 못해줬는데 이제 완전히 독립을 하는구나
내가 아들한테 잘한거 다른 한가지는 아들이 하고싶은걸 허용해주는것이다
아들이 내가 하고 싶은 꽃꽂아주기를 허용한것처럼말이다
그것은
외진곳에 있는 재즈카페를 데려다주고 데려다 오는 일이다
태어나기전부터 음악을 많이 들은 아들은 장르불문 음악을 즐겨듣는다
고교1학년때부터 갑자기 재즈음악에 심취해서 가끔 재즈카페를 가곤 했다
집에서 왕복 한시간 남짓 걸린다
밤8시에 내려주고 다시 집에왔다가
다시 10시에 데리러가서 데리고 오면 10시 반이다
오가는 동안 잠시 아들과 나누는 대화가 내가 얻는 보상이다
아들의 일상이 그저 건강하고 충실하고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오늘은 꽃을 한다발 사야겠다
내일 입학식과
아들이 그토록 원하던 아들의 독립과
기숙사 추첨에 합격한것을 축하하는
꽃다발을 만들어야겠다 ~~~